안양 한 유흥가의 상가 건물에서 만취상태의 30대가 일면식도 없는 여성청소노동자를 상대로 흉기난동을 부려 1명이 숨지고 1명은 다쳤다.

25일 오전 8시쯤 안양시 동안구의 한 상가 건물 2층 주점에서 술을 마시던 이모(33)씨가 특별한 이유없이 건물에서 일하는 70대 여성 청소노동자 2명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이로 인해 A(75·여)씨가 병원치료중 숨졌고, 부상을 입은 B(75·여)씨는 병원으로 인송돼 의식을 되찾았다.

경찰은 "술 취해 난동을 부리는 사람이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 흉기로 A씨 등을 찌르고 있던 이씨를 발견해 테이저건을 쏴 검거했다.

검거 직후 이씨는 "청산가리를 먹었다"고 주장했으나 "음독한 소견은 보이지 않는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확인 결과 이씨는 술에 취했을 뿐 음독하진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씨는 경찰에 "어렸을 적부터 피해자들이 나를 괴롭혀서 흉기로 찔렀다"라고 횡설수설했으나, 이를 뒷받침할 근거는 없는 상황이다.

경찰이 이씨 행적을 조사한 결과, 이씨는 현장 인근 술집에서 지인들과 밤새 술을 마신 뒤 만취한 상태로 오전 7시40분쯤 이 건물 1층에 있는 식당에 "일행들을 찾으러 왔다"며 들어와 행패를 부리다가 업주에 의해 쫓겨났다.

이어 인접한 다른 식당 문을 부수고 들어가 주방에서 흉기를 갖고 나온 이씨는 이 건물 2층으로 올라가 주점 안에서 청소 중이던 A씨 등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범행 현장인 주점 업주는 A씨 등에게 가게 청소를 요청해 A씨 등이 청소를 하던중 변을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런 사정에 비춰볼 때 이씨와 피해 여성들은 전혀 알지 못하는 관계일 가능성이 크다.

다만, A씨 등이 해당 건물에서 수년간 청소일을 해온 점으로 미뤄, 이씨가 이 건물에 자주 오가다가 얼굴을 마주쳤을 가능성은 배제하지 못한다.

경찰 관계자는 "밤새 이씨와 술을 마셨다는 지인들은 일부 확인됐다"며 "현재로선 속단하기 이르지만 이씨와 피해 여성들은 서로 모르는 사이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씨에 대한 정신병력은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이씨를 상대로 사건 경위와 범행동기 등을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할방침이다.


/안양=송경식 기자 kssong0201@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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