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출신 첫 경찰청장 이철성

수원출신으로 고등학교 중퇴하고 순경 출신으로 우여곡절끝에 치안총수 자리에 오른 이철성(사진) 신임 경찰청장에 대한 경기 경찰이 거는 기대는 남다르다.

그동안 서울에 비해 치안규모가 큰 경기 경찰이 겪은 소외감 때문이다.

청와대는 24일 이철성 경찰청장을 임명했다. 수원태생인 이 신임청장은 경기도출신으로는 처음 치안총감에 올라 경찰청장이 된 인물이 됐다.

이 청장은 1971년 수원 지동초등학교를 졸업해 삼일중학교를 거쳐 수원유신고등학교를 다녔으나 집안사정이 좋지 않아 중도에 학업을 포기한 뒤 1977년 8월 검정고시를 마쳤다.

1982년 3월 순경으로 임관해 근무하다 1989년(37기) 4월 간부후보생 시험에 합격해 경위로 재 임관했다.

1991년 3월 국민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2000년 8월 연세대학교 행정대학원을 졸업했다. 2005년 12월 총경에 승진한 뒤 강원도 원주경찰서장을 지내며 비교적 순탄히 진급에 성공했다.

2010년 12월 5년 만에 경무관에 승진한 뒤 2012년 12월 치안감 승진후 경찰청 외사국장을 거쳐 2015년 12월 치안정감으로 승진해 경찰청 차장을 지냈다.

이 청장의 부인 역시 경찰공무원으로 28년간 근무하다 경위로 퇴직했다. 이 청장은 부인에게 남편에게 기대지 말고 홀로서기를 당부해왔다는 게 주변인들의 설명이다.

이 청장 2005년 생명나눔본부를 통해 장기기증을 약속했다. 그는 학창시설 어려운 가정환경을 경험한 만큼 유니세프, 아름다운재단, 어린이재단 등 4~5곳에 기부활동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청장 자리에 오르는 과정은 순탄치 못했다. 20여년 전 음주운전 사고후 신분을 숨겨 징계를 피했고 벌금 100만원형을 선고받은 것이 인사청문회를 통해 드러나면서 발목을 잡았다.

박근혜 대통령은 23일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송부해줄 것을 재차 요청했지만 받지 못하자 임명을 강행하면서 이 청장은 취임할 수 있었다.

이 청장은 "인사청문회과정 과거 음주운전 사고로 경찰 안팎 따가운 시선은 걸림돌지만 현장 경찰들의 땀과 눈물을 누구보다 잘 이해한다"며 "현장과의 소통으로 정면 돌파 하겠다"고 밝혔다.

이 청장의 취임과정을 지켜본 경기경찰은 안도의 한숨을 쉬며 경기경찰의 도약의 기회가 됐다고 평가하고 있다.

수원의 한 경찰서 간부는 "경기경찰이 진급 등에서 서울에 비해 많은 소외를 받았다"며 "경기지역 치안문제에 대해 신임 청장이 잘 알고 있어 경기 치안이 좋아 질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경기남부청 관계자는 "합리적이고 사명감 높은 신임 청장께서 경찰총수가 된 만큼 일부에서 제기된 우려를 걷어내고 경찰내부와 국민들로 부터 신뢰받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태호 기자 thkim@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