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청탁을 금지한 소위 '김영란법'이 본격 시행에 들어간 28일 경기지역 관가는 그야말로 '조심 조심'의 혼란속에 빠졌다.
각급 기관의 공무원들은 광범위한 법 규정으로 어떻게 해석하고 일일히 대응할지 몰라 일단 '시범타'를 피하기 위해 외부인 접촉을 피하는 등 몸사리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문의만 폭주 … 몸 사리는 관가
이날 오전 경기도청에 설치된 '청탁금지법 사전컨설팅 콜센터'에는 시행 전보다 문의전화가 더 늘었다.
이날 콜센터 상담 직원은 "이른 아침부터 4명의 직원이 정신없이 상담전화를 받고 있다"며"오늘 업무 종료 때까지 150건에서 200건의 전화가 걸려올 수도 있을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달 3일 임시 조직으로 업무를 시작한 경기도청 청탁금지법 콜센터에는 평소15건의 안팎 문의전화가 걸려오다가 법 시행이 임박한 26일부터는 하루 60여 건으로 많이 증가했다.
주로 중앙부처나 상급기관을 방문할 때 간단한 식사를 하거나 선물을 전달해도 되는지, 지인 등과의 친교 범위를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물었다. 혼란이 계속되자 공직사회는 전반적으로 '시범 케이스에 걸리지 말자'는 분위기다.
경기지역 한 지자체 공보실은 '광고청탁 등을 금지한다' 등의 공보업무 안내문을 사무실 벽에 게시하기도 했다.
한 지자체 공보업무 담당 직원은 "자칫 시범타에 걸릴 수 있어 당분간 '납작 엎드려 있자'는 분위기이다 "며 "각종 상황에 대한 해석이 분분해 기자들을 상대로 어떻게 응대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관가 주변 식당가 '울상'
공지사회의 자제 분위기는 관공서 주변 식당가에 영향을 미쳤다.
경기도청 인근 한 한정식집은 평소 점심시간에 20여팀의 손님을 받았지만, 이날 받은 손님은 4팀뿐이었다. 평택지역 고급 식당가도 가족동반 모임이 대다수였고, 회식 및 접대손님을 찾아볼수 없었다.
매주 수요일 구내식당 휴무일을 운영하는 가평군은 삼삼오오 주변 식당에서 식사를 하며 먹은 밥값을 각자가 지불했다. 이 지역도 고급 식당가는 김영란법 시행 며칠전부터 손님이 뚝 끊겨 울상이라고 전했다.
이날 관공서 구내식당은 북적거렸다.이날 경기도청 구내식당은 점심 직원들이 평소보다 많이 몰릴 것으로 보고 28일 점심을 평소 800명분보다 많은 950명분 정도를 준비했다. 평택시청 구내식당은 지난주 하루평균 440명이 이용했으나 김영란법 시행 첫날 540명이 몰려들었다. 성남시청도 이날 법시행전 보다 60명이 늘어난 600여명이 구내식당을 이용했다.
이날 남경필 경기지사는 점심식사를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2016년 지역희망박람회'에서 시·도지사들과 푸드트럭을 찾아 해결했고, 저녁식사 자리에서도 순대국으로 대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 관계자는 "외부인들에게 제공한 기념품 등 선물을 중단했고, 법의 범위 안에서 도지사의 일정을 정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동희·임대명·전종민·최현호기자 vadasz@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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