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자립도 '바닥' 사회복지비 비율 '전국 최고'
"다른 예산 빼도 버겁다 … 시에 재조정 제안할 것"
타 지자체도 불만 목소리 "통보 아닌 협의 필요"
인천지역 지자체들이 내년부터 시행되는 중학교 무상급식으로 해마다 100억원 정도를 분담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이를 놓고 부평구가 예산 재조정을 인천시에 제안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췄다.
사회복지비 비율이 인천에서 가장 높은 지역이 부평구는 당장 제 몫으로 17억원이 책정되자 발등에 불이 떨어진 모양새다.

27일 부평구에 따르면 지난 26일 오후 부개2동 남부경로당에서 열린 '1박2일 구민행정' 자리에서 홍미영 부평구청장은 "사회복지비 부담이 높은 지자체는 분담 비율을 줄여야 한다"고 밝혔다.

홍 구청장은 "중학생 무상급식 전면 시행을 적극 환영한다"면서도 "지자체마다 재정자립도와 전체 예산 중 사회복지비 부담 정도가 차이 나는 만큼 지역 실정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인천시의 무상급식 시행 발표에 따라 정책에 투입되는 예산은 총 591억원이다. 시교육청 351억원(59.4%), 시 137억원(23.2%), 군·구 103억원(17.4%)이다.

부평구가 내야 하는 금액은 인천 10개 지자체 가운데 3번째로 많은 16억8100만원이다. 중학생 인구에 따라 서구가 21억100만원으로 가장 높고 남동구가 19억5900만원으로 뒤를 잇는다.

현재 부평구는 가계부 사정이 좋지 않은 지자체로 꼽힌다.
부평구 재정자립도는 19.1%로 전국 69개 지자체 중 47위로 바닥 성적이다. 또 기초생활수급자, 장애인, 노인 숫자가 많아 일반예산에서 사회복지비 비율이 전국 최고 수준인 64.1%를 나타내고 있다.

내년도 예산 편성 계획을 마무리 중이던 부평구 예산 관련 부서는 초등학교 무상 급식 28억에 더해 중학교 분으로 17억원을 마련하느라 골치를 앓고 있다.

부평구 관계자는 "다른 예산에서 부랴부랴 빼는 수밖에 없는데 맞추기가 사실 버겁다"며 "11월 구의회 일정이 끝나 시간도 많지 않다"고 말했다.

부평구에서 불만 목소리가 제일 먼저 나왔지만 타 지자체들도 이번 분담 비율이 맘에 들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익명을 요구한 한 지자체 관계자는 "시가 비율 협의도 없이 무상급식을 거의 통보 수준으로 발표했다"며 "아이들 밥 먹이는 데는 찬성하지만 비율 조정을 위한 테이블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원진 기자 kwj799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