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 1년새 인근 상가 임대료 월500만원 훌쩍
매출 뒷걸음질 '카페거리' 침체 … 줄줄이 폐업
인천·부천 상인들 "상동 신세계 피해 더 클 것"
'부천 상동 신세계 복합쇼핑몰 사업'을 반대하는 인천·부천 시민들이 현대백화점 판교점 골목상권 잠식을 눈여겨보고 있다.

문을 연 지 1년을 조금 넘긴 판교점 인근에서는 상가 임대료가 계속 치솟고 있지만 업체 간 출형경쟁으로 매출은 오히려 뒷걸음질 치고 있다.

논란이 뜨거운 상동 신세계 복합쇼핑몰 후폭풍 역시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4일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위치한 '백현동 카페거리' 침체는 예상 밖이었다. 아름다운 테마형 카페와 맛집들로 광고 등에 자주 노출되며 북적이던 게 불과 1~2년 전 얘기다.

이 곳 상인 A(34)씨는 "배후 단지가 없고, 주차 불편함도 문제지만 가장 큰 요인은 작년 8월 판교점이 오픈하면서 내세운 먹거리"라며 "판교점과 걸어서 15분 거리라 낙수효과도 없는데 한 번 오른 임대료는 잘 떨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판교점과 8차선 도로를 사이에 두고 있는 쇼핑가 '판교 아비뉴프랑'은 살인적인 임대료와 고객 유치라는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대규모 수용이 가능한 대형 프랜차이즈들만 세를 불리는 모양새다.

한 공인중개사는 "백화점 내 주차도 힘들어 피난 온 손님들로 인한 수혜는 분명 있지만 대부분 대기업 자본 낀 음식점 몫"이라며 "후미진 곳 20평 가게 월세가 500만원을 넘는데 일반 자영업자는 웬만해선 살아남을 수 있다"고 귀띔했다.

작년 8월21일 영업을 시작한 판교점은 개장 후 1년 동안 75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식품관 분수효과가 본격화돼 전반적인 매출 상승을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처럼 내로라하는 상권들도 고전하는 마당에 지역 토박이 영세 자영업자들 영업난은 특히 심각하다.
택지 개발이 주를 이뤘던 동네라 전통시장이 적은 대신, 아파트마다 자리 잡은 20년 넘은 상가에서 식당과 잡화점 등으로 생업을 일구던 이들 폐업이 계속되고 있다.

또 판교점 공사 첫 삽을 뜬 2013년 상반기 이후 근처 한 97㎡ 크기 아파트 전셋값이 3억9000에서 지난달 6억4000까지 급등하는 등 세입자들이 분당 외곽으로 쫓겨나는 모습도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부평과 계양 등이 상동과 맞닿아 있고 판교처럼 대형 상권으로 인한 낙수효과를 기대할 시설도 없어 피해가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2일 인천시의회에서 '부천시 영상문화단지내 복합쇼핑몰 건립 반대 결의안'을 원안 가결한 만큼 시도 입점 저지 위해 적극 협조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김원진 기자 kwj799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