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발 KTX 2021년 개통 불투명
인천시가 기대 이상의 국비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2017년 새해 국비 예산은 2조4685억 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주요 사업을 추리고, 국회와 정부 부처를 수차례 방문하며 국비 확보에 공 들인 결과다. 하지만 유정복 인천시장의 핵심 공약인 인천발 KTX 건설비가 대폭 삭감되면서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겼다.

▲'슈퍼 예산'에 담긴 '최대 국비'
3일 새벽 국회는 이른바 '슈퍼 예산'이라고 불리며 사상 최초로 400조 원(400조5000억 원)을 넘어선 내년 정부 예산안을 의결했다. 여기엔 인천시 국비 예산 2조4685억 원이 반영됐다. 지난 7월 시가 정부에 신청한 2조4649억 원과 비슷한 금액이다. 정부가 9월 초 국회에 제출한 내년 예산안에 2조3847억 원만 담기면서 부정적 전망도 나왔지만, 결국 올해(2조4520억 원)보다 많은 국비를 따냈다.

재정난을 겪는 시는 국비 확보에 사활을 걸었다. 지역 국회의원들과 '인천발전협의회'를 꾸려 여야를 가리지 않은 공조를 벌였고, 유 시장은 한 달에 한 번 꼴로 국회를 찾아 현안사업 반영을 건의했다. 지난달 15일에도 유 시장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속 위원들을 만나 인천발 KTX, 국립세계문자박물관 등 주요 국비 사업을 설명했다.

국회의원들도 정부가 외면한 국비를 심의 과정에서 증액하며 발을 맞췄다. 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아 정부안에 담기지 않았던 세계문자박물관 예산은 23억 원이 새로 확보됐다. 예결위 소속 새누리당 민경욱(연수을) 의원은 "최근 사업성을 갖춘 예타 결과가 나와 예산 편성의 당위성을 강조했다"며 "내년 기본·실시설계와 2021년 하반기 개관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정부안에 고작 1억 원만 반영됐던 소래샛길 체육공원 조성비도 6억 원으로 증액됐다. 2018년까지 총 60억 원을 들여 남동구 수산동 개발제한구역에 생활체육시설을 설치하는 사업의 첫 단추를 꿴 셈이다. 더불어민주당 윤관석(남동을) 의원은 "상임위와 국정감사 등에서 인천 발전을 위한 예산의 필요성을 강조한 결과 정부 공감을 얻을 수 있었다"며 "20대 국회 첫 예산 사업이 차질 없이 완료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인천발 KTX, 2021년 개통 불투명
200억 원의 국비 확보를 기대했던 인천발 KTX 사업비는 47억 원 반영에 그쳤다. 당초 시는 2021년 인천발 KTX를 개통하려면 내년에만 국비 200억 원이 필요하다고 봤다. 정부 예산안엔 37억 원만 반영됐다. 국회 상임위 심사에서 100억 원으로 증액됐다는 소식이 들렸지만 정부와의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해 결국 10억 원만 추가됐다.

유 시장의 대표 공약인 인천발 KTX는 수인선 송도역을 출발해 어천역(경기도 화성시)에서 경부선 KTX와 잇는 사업이다. 총 사업비는 3833억 원. 하지만 시의 예상대로 국비가 확보되지 않으면서 2021년 개통 목표도 불투명해졌다.

시 관계자는 "설계와 시공을 동시에 추진하는 일괄입찰을 진행할 것"이라며 "개통에 차질이 없도록 내년 하반기 착공하겠다"고 말했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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