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차기정부 판단 차단 부적절" … 안 "국내법 절차 무시 유감"
▲ 26일 오전 경북 성주군 성주골프장으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관련 장비를 실은 트레일러가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심 "원점 재검토" … 홍 "현 상황서 최선" … 유 "中 이해 구해야"

주한미군이 26일 새벽 경북 성주골프장에 전격적으로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장비를 배치한 것에 대해 각 당 대선후보 측은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야권에서는 절차를 무시한 처사라며 비판했고, 여권에서는 더이상 논란이 없어야 한다며 두둔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 선대위 박광온 공보단장은 이날 오전 여의도 당사 브리핑에서 "국민 의사와 절차를 무시한 사드 반입에 강력한 유감을 표명한다"며 "환경영향평가가 끝나기도 전에 주민 반대를 무시하고 장비부터 반입한 것은 사드 배치가 국민 합의는 커녕 기본적 절차도 지키지 않고 이뤄진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단장은 "이는 차기정부의 정책적 판단 여지를 원천 차단하는 것으로 매우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선대위 손금주 수석대변인은 "사드 배치는 한미 정부 간 합의에 따라 국내법 절차를 준수하고 일정대로 진행돼야 한다"며 "환경영향평가를 실시도 하기 전에 한밤중 기습배치라니 유감"이라고 지적했다. 손 대변인은 특히 "사드장비 반입 과정에서 주민들의 반대와 물리적 충돌이 발생한 것은 매우 우려스럽다"며 "부상을 당하거나 실신한 분들도 있다 하니 걱정"이라고 밝혔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일방적 사드기습배치는인정할 수 없다. 원천 무효"라며 "사드배치가 얼마나 진척되든 간에 차기 정부에서 사드는 원점에서 재검토돼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 선대위 김명연 수석대변인은 "더이상 반대하거나 다음 정부로 넘기라는 식의 소모적인 논쟁은 불필요하다"며 "북핵과 미사일 위협이 날로 고도화하고 있다. 사드는 현 상황에서 최선의 전력 방어무기"라고 말했다.

김 수석대변인은 "한미 양국 간의 협조 하에 차질 없이 사드 배치가 이뤄져, 연내에 사드 체계의 완전한 작전운용능력을 구비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문 후보는 줄곧 (배치를) 반대하고 오락가락했고, 국민의 당과 안 후보도 최근까지 반대했다"며 "이제는 정치권에서 더이상 딴소리가 안나오면 좋겠다"고 밝혔다.

유 후보는 "대중국 외교를 통해 사드배치가 중국과 무관하다는 점을 최대한 분명히 하고, 중국이 이해를 하고 경제보복을 최단시간에 풀 수 있도록 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미군은 발사대와 사드 레이더 등 장비 대부분이 성주골프장에 배치됨에 따라 이른 시일내 초기작전운용 능력을 확보하기 위해 장비 시험가동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조태현 기자 choth@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