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매출 50%이상 차지
평점 하락하면 순위 밀려
매일 댓글 확인후 답해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블로그 등에서 주로 이루어지던 식당 평가가 최근 배달앱으로 까지 확대되면서 영세 음식점들이 '쩔쩔'매고 있다.

소비자 정보 제공과 함께 제품의 질 향상을 꾀할 수 있다는 장점 이면에 자칫 평점 낮은 식당으로 낙인 찍히면 회생하기 힘든 환경에 놓인다는 영세 점주들의 위기의식 때문이다.

26일 인천 부평구 한 떡볶이집 사장 A씨는 "연예인도 아닌데 '악플' 신경 쓰고 살 줄은 몰랐다"고 말문을 열었다.

A씨는 현재 배달앱 몇 곳과 거래 중이다. 판매하는 음식이 떡볶이, 튀김 등 비교적 젊은 층 취향이다 보니 배달앱을 통한 거래가 전체 매출 가운데 무려 50%를 차지한다.

그는 "얼마 전부터 배달앱들이 이용 후기 서비스를 확대하면서 매일 올라오는 손님 댓글 관리하느라 따로 홍보팀이라도 두고 싶은 심정"이라며 "음식 불만이나 배달 지연 후기에 사과 글 달아야지, 그렇지 않으면 이미지 깎이고, 평점까지 하락하면 '끝장'"이라고 말했다.

대부분 배달앱은 소비자가 매긴 점수나 게시글 수 등을 기준으로 식당을 소개한다. 어떤 기준에서든 소개 순위가 뒤로 밀리면 영업에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일각에선 배달앱 확장세와 맞물려 유행 중인 이용 후기가 일부 잘 나가는 업체 몰아주기로 이어질 수 있다고도 우려하고 있다.

치킨이나 피자, 족발 등 음식 항목별로 가장 좋은 점수를 차지하는 곳이 소비자들의 주문을 '독식'하는 구조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남동구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B씨는 "책자 주문 방식과 달리 앱에선 1등 식당이 정해져 있다"며 "음식 맛있고, 서비스 좋으면 장사 잘되는 것은 당연하지만, 수백 개 업체에서, 특정 몇 업체만 주목받는 게 맞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현재 배달음식 시장은 약 12조~14조원 규모로 추산되며 이 가운데 배달앱을 통한 거래액은 약 2조~3조원 수준이다. 배달앱이 약 15%를 차지하는 셈이다.

/김원진 기자 kwj799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