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고용 아니라 중재도 불가 … 용역업체와 해결해야"
인하대학교 청소노동자들이 열악한 처우 개선을 요구하고 나섰지만 학교 측은 외면하고 있다.

일각에선 대학이 한진해운에 투자했다가 손해 본 130억원을 이런 곳에 써야 했다는 자조적인 비판도 일고 있다.

26일 인하대 청소노동자들은 생활임금 보장과 교통비 지원 등을 요구하며 학내 시위를 벌였다.
강의실과 복도, 화장실 등 교내 시설 청소업무를 하는 이들은 오전 7시부터 오후 4시까지 일하며 지난해 월 기본급 130만원을 받았다. 시급 6220원에 해당한다.

이들은 시급이 올해 인천시가 제정한 생활임금인 시간 당 6880원에 훨씬 못 미칠 뿐더러 타 대학과 비교해도 형편없다고 주장했다.

실제 인천대학교 청소노동자의 지난해 기본급은 150만2000원으로 인하대 보다 많고 식대와 교통비, 상여금이 별도로 지급된다.

인하대 미화원들은 6670원 수준으로 시급을 인상할 것과 교통비 6만원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대학은 직접 당사자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인하대는 용역업체를 통해 청소노동자 총 134명을 간접고용했다. 업체와 노동자 사이에 교섭이 진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노동자들은 원청인 학교가 용역업체와 계약금 인상을 체결할 것을 원하고 있다.
노동자연대 인하대모임은 "청소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이 향상돼야 학생들을 위한 교육 여건도 개선될 수 있다"며 "진짜 사장인 인하대가 임금 인상안을 수용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학교 측은 "환경미화원은 학교에서 직접 고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미화원과 용역업체가 해결할 일"이라며 "학교는 중재조차도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장지혜 기자 jjh@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