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설치 막을 것" 교대 감시 … 본격 갈등 조짐
인천 남동구와 소래포구 재래어시장 상인 간 갈등이 본격화 될 전망이다. 파라솔 영업에 한계를 느낀 상인들이 시장 내 천막 설계와 하수도 공사를 시작하자 구가 저지에 나섰다.

28일 소래포구 상인번영회 등에 따르면 이달 23일 구청에서 2.5t 트럭 2대를 세워 시장 입구를 막았다. 공사 차량의 진입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이에 상인들이 추진한 하수도 공사가 중단됐다. 구는 화재 후 시장을 정비하면서 기존 배수시설을 시멘트로 메워버렸다.

앞서 상인들은 영업을 접고 사비를 들여 공사를 진행했다. 예전처럼 천막을 설치하기 위한 공사였다. 자정결의대회를 열고 파라솔을 세웠지만 정상 영업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기와 해수가 공급되지 않아 일부 상점들은 문을 닫았다.

상인들은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에 천막 설계 도면을 제출한 상태다. 캠코는 도면을 검토하고 구와 협의해 천막 설치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구가 상인들의 공사를 막으면서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상인들은 매일 시장에 나와 공사 현장을 지키고 있다. 최근에는 경찰 집회 신고를 한 뒤 구를 비판하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상인 A(75·여)씨는 "상인들도 여태까지 참을 만큼 참았다"며 "현대화 사업 필요 없으니 시장을 예전처럼 복구해 달라"고 주장했다.

재래어시장 상인들 뿐 아니라 인근 횟집도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구가 세워 둔 트럭이 통로를 막아 영업을 방해한다는 것이다.

한 횟집 점원은 "화재 때문에 손님이 줄어든 마당에 트럭이 통로를 막아 손님이 더 안 오게 생겼다"며 "구청이 일방적으로 공권력을 행사한다"고 했다.

구는 시장에 현장을 감시하는 비상근무 인력을 배치했다. 주말에도 구청 직원들이 나와 교대 근무를 서는 중이다. 구 관계자는 "상인들이 자체적으로 천막이나 고정식 좌판을 설치하는 행위는 불법"이라며 "천막을 설치하려면 건축신고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소래포구 상인번영회는 지난주 청와대에 상인 500명의 서명이 담긴 탄원서를 제출했다. 다음달 2일에는 구청 앞에서 집회를 연다는 계획이다.

/김신영 기자 happy181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