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은우 경제부 기자
▲ 황은우 경제부 기자

세계 각국 전문가들이 참여해 살기 좋은 미래도시를 논의하는 '2017 뉴시티 서밋(New Cities Summit)'이 이달 7~9일 사흘 간의 일정을 소화하고 막을 내렸다.

건강한(healthy), 지속가능한(sustainable), 복지 또는 행복으로 해석되는 웰빙(wellbeing) 등의 수식어들이 이번에도 어김없이 등장했다.

특히 마지막 날인 9일엔 '송도 이야기'란 주제의 패널 토론에서 이 같은 단어가 쏟아졌다.

'송도가 성공적 도시개발 사례'라는 설명이 한 시간가량 계속됐다. 버려지는 물이나 열을 재사용하고, 공원이나 녹지대가 시민들에게 건강한 라이프 스타일을 제공해주며 많은 사람이 송도국제도시에서 살고 싶어 한다는 식이었다.

지루한 자화자찬 속에 송도국제도시 개발에 참여한 게일인터내셔널 톰 머코트 부사장의 말이 뇌리를 스쳤다.

"도시 개발에 성공하기 위해선 국제적 시각도 중요하지만 지역적 '니즈(needs)'를 파악하는 것도 상당히 중요하더군요. 송도의 경우 국제학교를 짓는 것이 도시 개발의 중요한 성공 요인이었습니다. 한국인들은 교육열이 높기 때문입니다."

맞는 말이다. 한국인의 교육 열정은 대단히 높다. 그런데 이것이 국제도시를 짓는 외국 개발회사에겐 프로젝트 성공의 요인이었다니, 허를 찔린 느낌이었다.

국제도시 개발의 명목은 해외자본을 통한 경제 활성화와 산업 성장이다.

현재 한국 경제는 내수만으론 경제 순환이 어렵기 때문에 활발한 수출입과 외자 유치가 필요하다. 그래서 국내 도시들은 외자 유치를 이끄는 경제자유구역(FEZ) 유치를 위해 앞다퉈 경쟁하는 상황이다.

그런데 국제도시 개발의 중요한 성공 요소로서 감탄사가 나올 만한 노하우가 아닌, 아파트 분양 등 부동산 거래 활성화 유인책으로 국제학교 유치 전략을 써먹었다(?)는 '송도 이야기'를 듣자니 힘이 쭉 빠질 수밖에 없었다.

유정복 인천시장이 인천의 미래 먹거리가 될 산업 여덟 가지를 전략적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힌 지 1년 반이 돼 간다.

공항, 항만, 경제자유구역을 두루 갖춘 인천이 고층 아파트에 국제학교가 들어선 '살기 좋아보이는 도시'가 아니라 시민이 진정 원하는 것들로 가득 채워진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들기 위한 계획을 짜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