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노인보호전문기관에 따르면 지난해 신고된 인천 노인학대 건수는 356건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더욱 심각한 현실은 노인학대의 90% 이상이 집안에서 친족에 의해 일어나고 있어 밖으로 드러나기가 그리 쉽지 않은 실정이라는 것이다.

고령자에 대한 학대행위가 주목을 받는 이유는 자녀들의 부양의식의 변화와 경제적 부담, 노인 부부 사이의 갈등 등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우후죽순으로 늘어난 요양시설 등 노인시설에서의 따돌림을 비롯한 신체적·정신적 폭행사례도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다. 가정 다음으로 노인학대가 많이 발생하고 있는 요양시설은 보호인력이 줄어드는 야간시간대에 집중되고 있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일부 노인은 욕창까지 생길정도로 방임돼 있어 충분한 인력운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그런가 하면 노인학대의 유형이 노-노학대 분야로 확산되고 있다. 노노학대는 고령의 부부가 배우자를 학대하는 행위이며, 고령의 자녀 혹은 며느리 등에 의한 학대, 노인 스스로가 자신을 돌보지 않는 셀프학대 등의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이미 65세 고령자의 기대여명이 남자 84세, 여자 88세 정도에 이르고 있어 평균수명은 날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렇다 보니 부부는 백년해로한다고 하지만 갈등은 쌓일 수밖에 없다. 평균수명의 연장은 자연히 고령의 자녀, 즉 60∼70대의 자녀들이 고령의 부모를 부양해야 하는 노-노봉양의 인구구조를 형성하게 됐다. 노년기에 들어가는 자녀세대들이 고령의 부모를 부양하는 일은 경제적으로도 힘겨울 것이고, 신체·정신적으로도 쉽지 않은 일이 된다.

노인학대는 고령화의 산물이고, 오래 살게 되면서 주어진 필연적인 결과이다. 피해노인에 대한 지원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예방이 중요하다. 우리 사회가 인권 증진을 위한 건전한 사회로 발전한다는 사회적 합의에 도달해야 한다. 노인 일자리 확대, 사회봉사와 같은 노인의 역할 분야를 육성해 나가야 한다. 적극적인 신고도 피해를 줄이는 한 방법이다. 노인학대의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의 경제여건 개선을 위한 정책 추진에도 힘써야 할 것이다. 우리 모두 자신을 돌아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