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유 학교들 해결책 못찾고 갈등...인천시교육청-학교·학부모 갑론을박
"학습권 보호냐, 문화재 보존이냐."

학내 문화재 보유 학교인 인천 남구 문학초등학교와 인천 계양 부평초등학교, 인천 동구 창영초등학교 등은 문화재가 학생들의 학습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점과 유구한 문화재는 보존해야 하는 사안이 항상 충돌하며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인천시교육청은 남구 문학초교에 추진하려던 다목적 강당 건축이 문화재 발굴 후 사실상 백지화됐다고 18일 밝혔다.

1950년 건설된 문학초교 안에는 인천도호부관아 '객사(客舍)'와 '동헌(東軒)' 일부가 남아있다.

시교육청은 문학초교 운동장에 21억원을 투입해 연면적 800㎡ 규모의 다목적 강당 건축을 추진했지만 시굴조사에서 도호부관아 중요 시설로 추정되는 석축 등의 유구가 발굴됐다. 문화재청은 ▲다목적 강당 증축사업 중지 ▲조사결과에 대한 기록·보존 및 발굴현장 안전관리 철저 ▲동 유적에 대한 발굴조사결과를 반영해 정비계획 수립 추진 등의 조치를 내렸다.

이 지역 인천시의원들은 노후된 문학초교 시설 개선과 다목적 강당 신축을 통한 학습권 보호를 주장했다.
김금용(한, 남구 4) 시의원은 "학내 문화재 발굴은 학생들의 학습권을 침해할 수밖에 없다"며 "문화재 보호 당국에서는 이를 개선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고, 임정빈(한, 남구 3) 시의원 또한 "문학초교를 인근으로 이전하려 해도 인천도호부 유구가 발굴될 수밖에 없다"며 "지금도 문학초교 학생과 인근 지역 주민들은 문화재로 인한 재정적 피해를 입고 있다"고 강조했다.

문학초교 뿐 아닌 부평초교도 사정은 같다.

1899년 부평공립소학교로 문을 연 부평초교는 시 지정문화재 2호 부평도호부청사를 품고 있다. 대부분 건물이 헐리고 지난 1968년 현존 건물이 이전 복원됐다.

시의회가 부평도호부청사에서 벌인 '찾아가는 시민 애로 민생현장'에서 제갈원영 의장은 "역사적 유물이자 시 지정문화재인 부평도호부청사가 일부만 초등학교 뒤편에서 관리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학교는 물론 부평도호부청사 건물의 노후된 건물이 지난 국정감사 이후 줄기차게 제기됐지만 개선은 엄두도 못내고 있다.

창영초교는 인천지방유형문화제 제16호인 본관에 교육박물관 건립 문제를 놓고 학습권과 박물관 건립이 정면 충돌했다.

시교육청은 "모두가 공감한 후 본관동 리모델링을 통해 학습권을 보장하자"는 입장을, 학교와 학부모들은 "교육박물관 본관동에 설치되면 학습권 침해가 불가피하고, 통학로가 좁아지며 사고 우려가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주영 기자 leejy96@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