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말 임대계약 만료 … 시민모임서 '직접 매입' 발언
▲ 근대 산업유산인 옛 양조장 건물을 헐 것이 아니라 바람직하게 보존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8일 현재 배다리 스페이스 빔 문화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는 옛 양조장 건물. /양진수 기자 photosmith@incheonilbo.com
매각위기에 처한 인천 옛 양조장 건물을 공공자산화 하려는 움직임이 시작됐다. 근대 산업유산인 옛 양조장 건물을 헐 것이 아니라 이를 바람직하게 보존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인천양조장 구하기 모임은 이달 16일 스페이스 빔에서 인천양조장 시민자산화를 위한 긴급토론회를 열고, 양조장 건물의 바람직한 활용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인천양조장 구하기 모임은 시민기금 모금을 통해 옛 양조장 건물을 직접 매입, 공동 자산화 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이달 말 사단법인 인천문화양조장(가칭)을 창립하고, 이후 기금 마련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하기로 했다.

스페이스 빔은 옛 양조장 건물(인천 동구 창영동 7)을 2007년부터 임대해 사용하고 있다. 양조장 구조를 살려 지난 10여년 동안 이곳에서 전시나 공연 등 다양한 문화 활동을 해왔다.

하지만 올해 말 임대 계약이 만료되고, 이후 소유주는 이 건물을 매각할 계획이다. 동구가 옛 양조장 부지를 매입해 관광안내센터를 설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문화미술단체는 근대 산업유산으로서 인천양조장 건물이 보존·활용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1927년부터 70여년 간 인천을 대표하는 향토 막걸리인 소성주를 생산한 장소인 만큼 근대 산업시설로서 이를 보존하면서 문화적으로 재활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근대산업유산은 근대문화유산과 달리 별다른 보호 대책이나 관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언제든지 사라질 수 있는 여지가 많다. 최근 중구가 옛 애경사 부지에 있던 건물을 철거하고 주차장 조성을 강행하는 일도 벌어졌다.

문화미술단체는 인천양조장 건물을 시민 자산화 하는 모범 사례를 만들어 애경사와 유사한 사례를 막을 계획이다.

민운기 스페이스 빔 대표는 "인천양조장을 공공자산화 해 배다리마을의 역사, 문화, 생활 생태를 계승하고, 활성화 하겠다"며 "시민과 민간 차원에서 근대 역사문화유산를 보존하는 모범 사례를 만들어 공공의 관심과 제도적 지원까지 가능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회진 기자 hijung@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