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해상풍력발전조류발전단지 등 에너지 신산업 추진 계획
▲ 제주 탐라해상풍력발전 단지 일부가 가동을 시작하면서 대한민국은 세계 9위 해상풍력 발전국가가 됐다. 탈핵·탈석유시대를 맞아 해상풍력이 신재생에너지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제공=한국남동발전
선진국, 신재생에너지 성장 모멘텀삼아 공격적 투자 … 韓, 세계 9위
인천, 대초지도 해상풍력발전단지 추진 … 정부 공모사업 참여 계획
덕적도 조류발전단지도 구상 … "대표 신재생에너지로 각광받을 것"


문재인 대통령이 어린이들과 나란히 고리원전1호기 정지 버튼을 눌렀다. 그리고 "원전 중심의 발전정책을 폐기하고 탈핵 시대로 가겠습니다"라고 선언했다. 지난 19일 낮 부산 기장군 고리원자력 본부에서 벌어진 기념식에서다. 원자력은 국내 전력 수요의 30%를 충족해 주는 에너지원이다. 한국의 전력 수요를 충족시켜온 원자력발전소와 화력발전소를 축소하고 그 자리에 신재생에너지와 LNG발전으로 그 공백을 메워 나갈 것이다. 지난 50년 이상 유지되어온 에너지 정책의 대전환이 예고된 것이다.

# 해상풍력의 시대
선진국들은 해상풍력발전을 신재생에너지의 성장 모멘텀으로 삼아 이미 해상풍력에 뛰어 들었거나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중이다.

환경을 위한 명분과 산업적 가치를 파악, 자국의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목적에서다.

세계풍력에너지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세계 해상풍력 누적 설치량 상위 5개 국가 중 4곳이 유럽에 있다.
1, 2위 영국(5156㎿)·독일(4108㎿)과 3, 4위 덴마크(1271㎿)·네덜란드(1118㎿)다. 상위 5개국이 전 세계 해상풍력 생산량의 90%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 해상풍력 선진국은 육상풍력의 강자이기도 하다. 2016년 말 기준으로 유럽 10개국에 걸쳐 총 81개 단지에 1만2631㎿의 해상풍력발전기가 세워져 있다.

유럽풍력협회(EWEA)는 2020년까지 2만4600㎿, 2030년까지 6만6500㎿의 이상의 해상풍력이 유럽에 건설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해상풍력 5대 강국중 유일한 비유럽 국가는 중국이다. 중국은 누적 설치량(1626㎿)이 세계 3위다. 2015년까지 중국의 해상풍력 누적설치량은 1035㎿였지만, 지난해에만 592㎿를 신규설치했다. 육상풍력을 집중적으로 육성하다 본격적으로 해상으로 진출하기 시작한 것이다.

중국에 이어 육상풍력 세계 2위 강국인 미국은 해상풍력 분야에선 후발주자다. 2015년까지 해상풍력 생산량은 거의 없었다. 그러다 지난해 처음 30㎿를 생산했다.

화석 및 원자력 에너지 중심이었던 일본도 후쿠시마 원전사고 뒤 신재생에너지로 눈을 돌리다, 해상풍력 투자를 늘리기로 했다. 현재 일본 해상풍력 누적설치량은 60㎿이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우리나라도 대표적인 후발주자이다. 2015년 해상풍력 누적설치량은 5㎿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30㎿의 제주도 탐라해상풍력발전 단지가 일부 가동을 시작하면서 세계 9위 해상풍력 발전국가가 됐다.

# 신재생에너지, 해양이 핵심이다.
인천시가 기후변화에 따른 에너지 환경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총사업비 1조7000억 규모의 에너지신산업 2025 추진전략을 발표했다.

정부는 2020년까지 에너지신산업에 총 42조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신재생에너지 의무이행비율(RPS) 상향조정, 기업형 에너지프로슈머의 전력판매 허용 등 에너지 사업전반에 걸친 지원 확대, 민간투자 활성화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시는 중앙정부의 에너지신산업 정책에 발맞춰 미래 에너지산업을 선도할 6개 전략모델을 마련해 대규모 민간투자 실현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할 방침이다.

또 합리적인 에너지 수요관리를 통해 인천시를 에너지 분야 4차 산업혁명 기반을 만들어가는 에너지신산업 선도도시와 지속가능한 클린에너지 도시기반 조성안을 제시했다.

인천지역 신재생에너지 보급률은 392㎿로 연간발전량 867GW 수준인 연간 전력사용량 3만2024GW 대비 2.7%에 그치고 있다. 시는 지역 에너지사용량의 11%를 2035년까지 신재생에너지로 바꿔 나간다는 계획이다.

현재 신재생에너지 종류별 구성 비율은 바이오에너지가 59%로 가장 많고 풍력 12%, 태양광 11%, 폐기물 10%, 연료전지 4%순이다.

인천의 신재생에너지 잠재량은 태양광, 풍력의 경우 2만5154toe(103toe/년)이며, 조류·조력 등 해양에너지는 1만6065toe(103toe/년)로 에너지 밀도가 높고 풍부한 신재생 에너지원이 다량 분포돼 있다.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의무할당제(RPS) 시행에 따라 발전사업자들에게는 매력적인 사업장소로 인식돼 가고 있다. 앞으로 이러한 해양에너지 관련기술은 고효율, 고부가가치의 미래에너지 기술로 발전해 나갈 전망이다.

시는 산업자원부의 친환경에너지 자립섬 정책을 바탕으로 섬 지역에 에너지 인프라를 구축해 경제적이고 지속가능한 에너지 이용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우선 올해부터 2025년까지 문갑도 울도 굴업도등 소규모섬은 100% 탄소제로섬으로 구성하고, 자월도 승봉도 등 중규모 섬들은 60% 에너지자립섬으로, 백령도 등 대형 섬들은 25% 에너지 자립섬으로 구축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이를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제도개선을 중앙정부와 지속적으로 협의하고 섬 지역 공용공공시설에 대한 융·복합사업 발굴을 확대해 나감은 물론, 주민 수용성 에너지복지를 위해 섬 지역 1주택 1태양광 보급정책을 추진할 방침이다.

우선 스마트그리드 사업을 확대해 올해 공동주택 5000세대를 대상으로 무선원격검침(AMI)시스템을 추가로 보급키로 했다.

신재생에너지의 핵심은 해양에너지다.

해양에너지는 여타의 신재생에너지 자원에 비해 예측가능하고 높은 밀도의 에너지원으로서 본격적인 사업화가 멀지 않았다고 시는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시는 옹진군 덕적도 인근 해역에 조류발전단지를, 대초지도 일대엔 해상풍력발전단지를 조성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우선 해상풍력발전단지(100MW 규모) 사업의 경우 옹진군, 발전사업자, 대학 등과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 오는 8~9월 예정인 정부 공모사업에 참여할 계획이다.

현재 정부는 지방자치단체 주도의 국가해상풍력발전단지를 전국 5곳에 조성하는 계획을 추진중이다. 인천시는 공모사업에 선정되면 국비 20억원을 지원받아 기본설계를 완료할 계획이다.

또 덕적도에 조류발전단지를 조성하는 방안도 구상중이다.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조류발전에 대한 연구개발 단계로, 울돌목에 테스트 장비를 설치해 시험가동중이다.

시는 조류발전시설에 대한 상용화에 대비해 덕적도, 이작도를 대상으로 현황조사를 마친 상태다.

인천 앞바다 일대는 바람의 세기가 일정해 입지조건만 보면 유럽을 뛰어 넘는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전력 최대 수요처인 수도권이 인접해 있고 영흥화력발전소까지 케이블을 연결하면 송·배전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영흥화력에서 수도권까지 깔린 전기고속도로를 효율적으로 활용해 배 보다 배꼽이 더 큰 송·배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이다.

이제 해상풍력발전은 문재인 정부의 탈핵, 탈탄소 정책과 맞물려 신재생에너지의 핵심사업이 될 것이고 될 수밖에 없다.

이미 제주도 서부 해안은 풍력발전이 새로운 관광상품이 되기도 했다.

시 관계자는 "조류발전은 반드시 하루에 두번은 전기 생산이 가능한, 상당히 매력적인 에너지원으로 조류발전업체들의 관심이 높다"며 "외국은 이미 상용화단계에 있고, 우리나라도 한창 연구개발이 진행중으로 앞으로 대표 신재생에너지로 각광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칭우 기자 chingw@incheonilbo.com


▲ 정유섭 국회의원

[인터뷰 / 정유섭 국회의원]

"우리나라 해양여건 매우 우수 … 조력발전소 건립 필수"

미국의 케네디 대통령은 "우리가 바다를 알고자 하는 것은 단순한 호기심 때문이 아니라, 바다에 생존이 걸려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이런 측면에서 본다면 한국은 참으로 축복받은 나라가 아닐 수 없다. 국토의 3면이 생존과 국력을 좌우하는 바다로 둘러 싸여 있기 때문이다.

해양수산 전문가인 정유섭(자유한국당·인천 부평갑) 국회의원은 바다에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유섭 의원은 "우리나라의 해양여건은 매우 우수한 편"이라며 "육지면적의 4.5배에 달하는 해양관할권을 보유하고 있으며 서해는 조력에너지는 650만㎾, 연안 파력에너지 550만㎾, 울돌목 등 조류에너지는 50만~100만㎾로 추정된다. 화력발전소가 가지는 미세먼지 발생 부작용에 대한 대안으로도 조력발전소의 건립은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해양자원을 적극적으로 개발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정 의원은 "인류가 개척한 해양은 5%에 불과하다. 달리 말하면 우리에게는 95% 이상의 미개척 해양 재산이 남아있다는 이야기"라며 "휴대폰 배터리에 쓰이는 리튬의 경우 육상매장량은 410만t이지만 바닷물 속에는 5만배가 넘는 어마어마한 양이 녹아 있다고 한다. 세계는 희토류 전쟁이라고 할 만큼 희토류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3면이 바다이자 유일한 육지부분도 북한으로 막혀 있는 만큼 해상교역로를 보다 적극적으로 개척해야 한다.

그는 "동북아의 중심으로서 물류허브의 잠재력에 관한 이야기는 이미 그 중요성이 오래전부터 대두된 바 있다. 이제는 적극적으로 물류허브로서의 위치를 선점하고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며 인천항의 경우 물류허브의 역할을 담당하기에 최상의 조건을 가지고 있다. 국력 강화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미래 먹거리인 4차산업혁명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길목에는 바다가 있다"고 밝혔다.

/글 김칭우 기자 chingw@incheonilbo.com

/사진제공=정유섭 의원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