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계절의 작가 대신 '다시 만난 윤동주'
▲ <학산문학> 학산문화사 318쪽, 1만원
<학산문학>(학산문화사·318쪽) 여름호(통권 96호)는 '이 계절의 작가' 대신 '다시 만난 윤동주'를 특집으로 꾸몄다.

류양선 가톨릭대 명예교수는 윤동주 육필 자선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詩> 발행과 관련한 글을 게재했다. 처음 시집 제목이었던 '병원病院'에서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詩'로 바뀌는 과정에서 암울하고 엄중했던 시기, 시집을 펴내는 일을 하늘에 올리는 제물로 생각했던 시인의 고뇌가 담겨 있다. 이수경 도쿄가쿠게이대학 교수는 문학청년이던 윤동주 시인과 송몽규가 어떻게 범법자로 몰려 형무소에서 옥고를 치르고 삶을 마칠 수밖에 없었는지 조명한다.

또 다른 특집은 '한국에서 예술가로 살아남기'다. 지난 정부의 '블랙리스트 파문'으로 촉발된 예술가의 삶을 전면으로 다룬다.

안지영 평론가는 경제적 압박에 시달려야 하는 예술가의 삶을 사회적 문제로 보고 있으며 오히려 사회가, 국가가, 자본이 예술가에게 빚지고 있음을 역설한다.

최정진 시인은 순천에서 '생각구름'을 열어 시간제 카페로 운영하며 시낭독회나 소규모 강연 등을 열고 있다. 

이양구씨는 블랙리스트 사태에 연극인들이 어떻게 광장극장 블랙텐트를 세우게 됐는지를 규명한다. 그는 블랙리스트 문제는 리스트에 명단이 오른 피해 예술가의 문제가 아니라 엄연한 국가 범죄임을 인식해야 한다고 강변한다.

'세계문학을 읽다'에서는 중남미 문학과 북유럽 문학을 펼쳐 읽고 있으며 새로 기획한 '유종인의 조선 미술 컬렉션'이 눈에 띈다. 포토에세이 '우주-집宇집宙'는 <굿모닝 인천> 에서 오랫동안 골목과 집에 대한 사진작업을 해온 유동현 편집장이 <학산문학>과 함께 마련한 새로운 코너다. 이번호에서는 집의 구조 중 창문에 프레임을 맞췄다. 빛과 바람이 오고가는 창窓을 통해 시간의 삶뿐만 아니라 색체 미학과 더불어 창이 들려주는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허만하, 류인채, 김석렬, 김시흔, 차수경, 권주열, 이은, 김제욱, 김은주, 이만섭, 최추랑 시인의 글도 만난다. 1만원

/김진국 기자 freebird@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