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야 후보지 연구용역 입찰 공고...내년 경기·서울과 갈등 예고
인천시는 '수도권 폐기물 관리 전략 및 대체매립지 조성' 연구 용역을 입찰 공고했다고 28일 밝혔다. 수도권 3개 시도가 7억4000만원을 들여 공동으로 착수하는 이번 용역은 내년 말까지 진행된다.
대체매립지를 찾는 논의는 초반부터 순탄치 않았다. 용역을 발주하는 데만 2년이 걸렸다. 수도권 3개 시도는 지난해 1월부터 '대체매립지 확보 추진단'을 꾸려 용역 내용을 협의했다. 추진단 관계자는 "매립지를 지금처럼 공동 사용할지, 개별로 확보할지를 놓고 의견이 엇갈렸다"며 "서울시나 경기도는 협의 내내 안이한 태도를 보인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용역 과업지시서를 보면 3개 시도는 후보지를 '3개 이상' 선정하기로 했다. 막판까지도 3개 시도가 개별·공동 1곳씩, 총 6개 후보지를 선정하기로 했으나 '개별 또는 공동' 3개 이상만 찾는 내용으로 바뀌었다. 시 관계자는 "기간과 비용을 고려하면 후보지를 많이 선정하는 데 무리가 따른다고 결론 내렸다"고 말했다.
대체매립지 확보는 용역 이후가 더욱 가시밭길이다. 후보지에선 혐오시설로 분류되는 매립지에 대한 반대 여론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
서울시·경기도 입장에선 급하지 않은 측면도 있다.
4자 합의문에는 "대체매립지가 확보되지 않으면 수도권매립지 잔여부지의 최대 15%(106만㎡) 범위 내에서 추가 사용한다"고 돼 있다. 수도권매립지를 수십 년 연장하는 길을 트고, 서울·경기는 '안전 장치'를 마련해놓은 셈이다.
후보지가 공개될 무렵에는 합의문에 서명한 유정복 인천시장을 비롯해 3개 시도지사의 임기가 끝난 뒤다.
민선6기에 수도권매립지 연장을 합의해놓고 공을 차기 정부에 넘겼다는 비판이 나오는 대목이다.
지영일 인천지속가능발전협의회 사무처장은 "내년 지방선거에서 후보들에게 대체매립지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이끌어내야 한다"고 주문했다. 조강희 인천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도 "대체매립지는 단체장 의지에 달려 있는 문제다"고 말했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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