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설된 50여곳 절반 이상 연수구·서구
노인 많은 남·동구는 운영비 조차 빠듯
인천에서 경로당 숫자는 해마다 늘고 있지만 증가 폭 대부분은 신도심에 치중돼 있다. 고령 인구 비율이 높은 원도심에서는 경로당 수요가 많아도 여건상 시설 확대가 어렵고, 건축물 노후화 문제까지 겪고 있다.

28일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인천지역 경로당 개수는 2012년 1391곳에서 2015년 1448곳으로 3년 새 57곳(4.1%) 증가했다. 새로 생긴 경로당 50여곳 가운데 절반 이상은 연수구와 서구에 있다.

연수구는 같은 기간 126곳→141곳으로 15곳(11.9%), 서구는 227곳→240곳으로 13곳(5.7%) 늘었다. 연수구와 서구 고령인구비율은 각 8.2%, 8.4%로 인천지역 8개 구 가운데 최하위다.

이에 비해 고령인구비율 상위 지자체인 동·남·중구는 대동소이하다. 중구 정도만 69곳→75곳으로 6곳(8.7%) 불린 것을 제외하면 3년간 별 차이가 없다. 남구는 고령인구비율이 2012년 13.0%에서 2015년 13.8%로 뛸 동안 경로당은 1곳도 증가하지 않았다.

이처럼 노인 인구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신도심 위주로 경로당이 빠르게 늘면서 지역 간 노인복지서비스 격차는 계속 벌어지고 있다. 2015년 기준 남구의 경우 경로당 1곳당 65세 이상 인구 386명꼴이지만 연수구는 181명이다.

2011년 12월28일부터 시행된 대통령령 제23422호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정' 제55조에는 경로당 설치 면적 등을 정해 놓고 있다. 아파트 등 다세대 주택은 대통령령으로 경로당을 설치하도록 한 것이다. 100세대 이상 아파트 건물에는 무조건 경로당 시설을 마련해야 하고, 세대 수가 늘어날수록 경로당 개수도 늘어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최근 대형 주택 개발 사업이 이어진 연수구나 서구엔 이 조항으로 적게는 수 개에서 많게는 십여개의 경로당이 들어선 반면, 도시 변화가 적은 원도심엔 경로당을 지을 원동력이 약하다.

더군다나 원도심들은 빠듯한 살림을 쪼개 경로당 운영비를 마련하느라 몸살을 앓고 있어, 기존 시설 개선도 쉽지 않다. 실제로 노인 인구 비율이 높은 A구는 올해 경로당 개보수 예산을 지난해보다 약 1000만원 가량 줄이기도 했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당장 자체 예산으로 경로당을 짓긴 힘들고 다양한 부분에서 복지서비스를 확충해 만족도를 점차 높여나가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원진 기자 kwj799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