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식만 개선한 채 '오리무중' … 남구 "내일 위원회서 확정"
인천 남구가 지역 대표 축제인 주안미디어문화축제를 코앞에 두고 아직까지 기본계획안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인천일보 6월16일자 18면>

주민들에게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선사해야 할 축제가 뒤늦게 부랴부랴 준비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28일 구에 따르면 올해 축제는 9월2일~30일 열리며 '거점형 미디어문화축제'와 '독립형 마을미디어축제'로 진행 될 예정이다. 구는 지난해 21개동을 돌면서 축제를 하는 것이 비효율적이라는 지적이 나오자 축제추진위원회와 논의해 방식을 개선했다.

이에 옛 시민회관 쉼터와 신기시장, 숭의축구전용경기장 등 총 3곳이 축제 거점으로 지정됐다. 이곳에서 개·폐막식과 미디어전시 등이 열린다. 주민들이 직접 기획·참여하는 마을미디어축제는 21개동 중 4개동을 선정해 추진하기로 했다.

하지만 축제 방식만 정해졌을 뿐 구체적인 계획은 불투명하다. 특히 마을 축제를 펼칠 동 조차 선정되지 않았다. 구가 이달 26일 의회에 제출한 '2017년 주안미디어문화축제 사전 설명회 자료'를 확인한 결과 최근에서야 축제 방식에 대한 동별 의견이 수렴됐다.

21개동 중 10개동이 거점형 축제를 찬성했으며 5개동은 기존처럼 하자는 의견을 냈다. 3개동은 축제 개최를 반대했고, 나머지는 결정을 보류했다.

결국 구는 기본계획안을 세우지 못한 채로 28일 오후 '주안미디어문화축제 주민설명회'를 열었다. 당초 설명회는 축제의 구체적인 기획 등을 소개하는 자리로 예정됐다. 그러나 결정적인 안이 나오지 않아 현재까지 진행 된 사항을 보고하는 것에 그쳤다.

설명회에 참석한 일부 주민들은 구가 축제 방식을 바꾼 것이 일방적이라고 주장했다.

한 주민자치위원장은 "지난달 주민자치위원회 월례회에 문화예술과 관계자가 참석해 축제 논의를 함께 할 것을 요구했으나 오지 않았다"며 "말도 없이 축제추진위원회를 꾸리더니 자체적으로 축제 방식을 결정해버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문화예술과 관계자는 "당시 축제 기획안이 나오지 않아 주민들을 만나 설명할 상황이 아니었다"며 "축제 발전을 위해 방식을 바꾼 것"이라고 답했다.

구는 이날 설명회에 참석한 주민 대표들에게 동 별로 축제 참여 여부를 결정해달라고 요청했다. 이후 30일 열리는 축제위원회에서 세부 내용과 프로그램 등을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김신영 기자 happy181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