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사망자수 1년새 78명 증가 … 관심·예방 대책 시급
지난 28일 오후 11시29분쯤 수원시 권선구 금곡동의 한 아파트에서 80대 노인이 14층 아래로 몸을 던졌다.
은퇴 후 경제활동 없이 아들 집에 얹혀살던 A(87)씨가 신병을 비관해 목숨을 끊었다. A씨는 이전에도 아들에 부담을 준다는 생각에 자살을 시도했었다.

지난 19일 오전 10시8분쯤 군포시 당정동 한 노인요양병원 4층 난간에서 B(67·여)씨가 뛰어내리려다 구조됐으며, 지난달 17일에도 김포시 북변동 한 아파트에서 C(76)씨가 11층에서 생활고를 비관해 투신소동을 벌였다.

이처럼 노인들의 신병비관 등의 이유로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통계청이 발표한 경기도 자살통계를 보면 자살사망자는 ▲2013년 3369명 ▲2014년 3139명 ▲2015년 3123명으로 해마다 감소추세에 있다.

반면 노인 자살사망자는 2014년 742명에서 2015년 820명으로 78명이 증가했다.

2015년 기준 10만명 당 65세 이상 노인 자살률(64.6명)은 15~64세 연령대(25.1명)보다 2.5배 가까이 높았다.

김모(72·수원)씨는 "몸이 아프면 괜히 자식들에게 눈치가 보이고 아픈 몸을 이끌고 밖에 돌아다니지 못해 외로움을 느낀다"며 "아프지 않고, 우울증 예방을 위해 경로당 등을 전전하며 하루하루를 버틴다"고 토로했다.

남모(72·여·안양)씨는 "아직 한참 일할 수 있는 나이지만, 70세가 넘었다고 일거리를 주는 곳은 아무데도 없다"며 "한 때 지원으로 끝나는 보여주기식 정책보다는 단순하더라도 꾸준하게 할 수 있는 일자리를 만들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무관심속에 방치된 노인들의 자살 예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세심한 관심과 함께 노인들을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제도마련이 시급하다고 진단한다.

수원시노인정신건강센터 관계자는 "노인의 경우 신체적 질환을 얻어 건강이 급속도로 악화되면 신병을 비관하거나, 생활고, 고독 등의 이유로 극단적인 생각을 하는 경우가 많다"며 "그런 외로운 날이 길어지면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예방방법은 가족은 물론 사회의 지속적인 관심이 가장 중요하다"며 "또 경로당 교육 프로그램과 보건진료도 활성화해 노인들이 지속해서 사회생활을 할 수 있도록 제도권 안으로 끌어들여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경훈 기자 littli18@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