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로 성토 높이를 나타내는 규준. 7m 흙을 쌓은 후 노반공사가 완료된다.
경의선 복원공사에 투입된 장병들은 땀을 뻘뻘 흘리며 기초공사를 하고 있었다. 중장비들도 공사현장 곳곳에서 크르릉, 크르릉 굉음을 내며 힘차게 움직였다.

전쟁으로 끊어진 경의선 철길이 북으로, 북으로 이어져 가는 역사의 현장이었다. 파란 하늘에는 솜사탕 구름이 오랜 세월 끊어진 북녘의 기쁜 소식을 전해 오는 듯 두둥실, 두둥실 남녘땅으로 떠내려 왔다.

사람을 제외하고는 바람, 구름, 새들은 남북을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데 하물며 동족이면서 전쟁이 끝난 지 반세기가 지나도록 오갈 수 없는 땅이 되었다.

이 세상에 그 보다 더 슬픈 이야기가 어디 있을까.

차라리 새가 되어 훨훨 날아가 북한의 고향땅을 밟아보고 싶은 실향민들의 간절한 소망을 하늘은 알고 있겠지.

/최병관 사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