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올 줄 어떻게 알았냐고? 돈을 '미행' 했거든
▲ 폴 크루그먼 지음, 이윤 옮김, 창해, 244쪽, 1만6000원
새책 <폴 크루그먼의 지리경제학>(창해·244쪽)은 노벨 경제학상 수상 이론을 일반 독자들에게 설명하는 책이다.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대표적 경제학자 중 한 명인 폴 크루그먼은, 국내 일반 독자들에게도 낯설지 않은 존재다. 1997년 발생한 아시아 외환위기를 사전에 예측하면서 국내에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뉴욕타임스'의 고정 칼럼니스트로서 현실 경제 문제에 대한 예리한 진단과 함께 정부 정책에 대한 날 선 비판을 하는 그는, 스스로를 '현대적 진보주의자'로 부르며 현실 문제에 적극 발언하는 실천적 지식인이다.
크루그먼은 재화와 노동시장의 불안정성을 전제하며 정부 당국의 일정한 개입을 정당화하는 신케인즈주의자로 분류된다.

크루그먼의 책은 국내에 20여종 번역돼 있다. 그런데 정작 그가 어떤 성과를 인정받아 2008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았는지에 대해서는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았다. 그의 이론이 규모의 경제와 소비자 선호의 다양성을 바탕으로 무역의 패턴과 경제활동의 지리적 분포를 설명했다는 게 수상이유였는데, 그것이 <폴 크루그먼의 지리경제학>의 주제다.

이 책은 크루그먼이 벨기에의 루벵가톨릭 대학에서 강연한 것을 엮어서 펴낸 것이다. 당시 30대 후반의 나이였던 그는 지리경제학에 대한 이론을 정립했고, 50대 중반에 노벨상을 가져다준 이론적 업적을 일반 독자들에게 소개하는 강연을 한 것이다.

크루그먼의 연구 성과들이 나온 1990년대 초반 이후 학계에서는 그의 연구 주제와 방법론을 받아들여 현실에 적용하고 발전시킨 수많은 논문들이 쏟아져 나왔다. 학계에 규모의 경제와 불완전경쟁 그리고 공간과 수송비를 중시하는 새로운 조류가 흐르기 시작한 것이다.

크루그먼의 선구적 연구 결과를 토대로 이를 기존의 경제지리학과는 다른 관점에서 발전시켜온 연구자들은 자신들이 하는 연구 분야를 경제지리학과는 구별되는 '지리경제학'으로 부르고 있다.

서구에서 지리경제학은 새로운 무역이론으로서 기존의 국제경제학과 경쟁하는 선도적인 학문 분야이다.

국제경제학에 공간을 도입하고 공간에서 발생하기 마련인 수송비의 중요성을 부각시켰을 뿐 아니라, 수확체증이 존재하는 가운데 불완전경쟁을 반영하는 산업내무역을 도입함으로써 기존 경제학이 설명하지 못하는 문제를 해결했기 때문이다.

이 책은 국내에 지리경제학을 소개하는 첫 책이자 입문서라 할 수 있다. 이윤 옮김, 1만6000원

/김진국 기자 freebird@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