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의 발언을 놓고 인천 지역사회가 좀 시끄럽다. 김 장관이 지난 9일 새얼아침대화에서 '글로벌 해양강국, 바다가 미래다'라는 주제로 강연을 하면서 한 말 때문이다. 문제의 발언은 "인천은 해양도시로서 정체성이 낮다"는 것이었다. 김 장관은 "부산 지역사회는 과거 해양수산부가 없어졌을 때 아우성을 치며 해수부를 부활하게 하는 견인차 역할을 했다"며 "하지만 해양수산 비중이 큰 인천은 해양도시로서 정체성이 과연 얼마나 있고, 부산처럼 해양 관련 목소리를 정부와 국회에 내 관철시킬 수 있냐"고 말했다. 부산 출신답게 그는 부산을 강조하면서 인천은 상대적으로 '평가절하'한 게 아니냐는 지역사회의 비판을 듣는다.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가야 할 일은 해수부 부활 문제에서 만큼은 인천도 부산 못지않게 목소리를 아주 크게 냈다는 점이다.

각설(却說)하고, 정말 인천은 해양도시로서의 정체성을 별로 갖고 있지 못하나. 그렇지 않다. 인천항은 명실공히 부산항 다음의 위치를 점한다. 항만은 차치하고라도 황해와 맞닿은 인천은 수많은 섬을 품은 옹진·강화군·중구 등을 안고 있고, 중국과도 아주 밀접하다. 섬은 특성상 앞으로 잘 살려나간다면 해양 관광과 레저 등의 산업으로 '미래 먹을거리'를 창출할 중요한 자산이다. 항만만 볼 게 아니라 해양수산이란 그야말로 바다를 폭넓게 보듬어 살펴야 한다는 얘기다.

김 장관의 말대로 부산은 오래 전부터 해양도시로 입지를 탄탄히 다졌다. 중앙정부에서 해양수산 기능이 많이 이전됐고, 물동량과 해양수산 관련 행정기관 수도 전국 최고를 자랑한다. 부산 시민과 지역 정치인 등이 일궈놓은 성과다. 지역 정치인들의 기반이 취약한 인천으로선 부럽기까지 하다. 인천의 국회의원들이 지역의 여론을 모아 국회에 전달하고 관련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온힘을 합쳤다면 하는 아쉬움을 남긴다.
인천항과 부산항은 경쟁 관계로 보기 어렵다. 다른 국내 항만들도 각각의 특성을 갖고 있는 만큼 장점을 발휘해 해양수산 전체 규모를 키워야 한다. 함께 발전계획을 세워 해양수산업을 우리 경제의 견인차로 만들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인천은 부산과 비교할 수 없는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도시라는 김 장관의 말이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