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가계부채가 1359조원을 넘어선 가운데 경기도민 10명 중 8명(84.3%)의 가계대출이 부동산 관련 대출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반신용대출, 마이너스통장 대출 등을 포함한 기타 대출의 36%가 비은행 예금 취급기관에서 대출 받으면서 위험성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13일 경기연구원이 발표한 '가계부채, 문제의 핵심과 해결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가계부채는 전년대비 11.1% 증가해 올해 1/4분기 기준 1359조 원을 넘어섰으며 소득증가에 비해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처분소득에 대한 가계부채의 비율은 지난 10여년 동안 상승 추세로 지난 2015년엔 169.9%에 이르러 정부목표인 155%를 넘어서고 있으며, 소득대비 가계부채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2015년말 79.5%로서 세계경제포럼(WEF)이 제시한 기준인 75%를 넘어섰고, 2016년말에는 90%조차도 넘어선 상태이다.

외환위기 이후 정부는 가계부채 대책으로 고정금리 분할상환의 확대 도입, 여신심사 가이드 라인 적용, 부동산대출 규제 등을 시행했지만 효과가 약하거나 부작용을 동반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제2금융권 수신억제를 발표한 2014년 하반기 이후 대부잔액은 매년 10%가 넘는 성장세를 보였으며, 대부업 거래자 수도 지난 2014년 249만명에서 2015년 267만명으로 약 20만 명이 증가했다.

이는 대부업을 제외하고 제1·2금융권만 규제한 정부의 대출규제 정책으로 기존 제2금융권에서 대부업으로 넘어간 가계대출이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런 가운데 경기도의 경우 가계부채 원인은 부동산관련 대출(내집 마련 44.5%, 전월세 보증금 마련 39.8%)인 것으로 조사됐으며 경기도의 일반신용대출, 마이너스통장 대출 등을 포함한 기타대출의 36%가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에서 대출 받아 위험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가계대출 신용등급 분포는 고신용과 저신용 비중이 모두 높아 신용등급의 양극화가 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유영성 경기연 선임연구위원은 "가계부채의 총량을 줄여나가는 일은 경제성장이나 가계소득의 대폭 증대가 없는 한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악화됐다"고 지적하면서 "최저소득보장, 장발장은행, 주빌리은행 등과 같은 저소득층을 위한 사회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유 위원은 "지자체 차원의 가계부채관련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면서 "지자체 차원 대책으로 마이크로 크레딧 사업 효과 극대화, 저소득층과 노인을 위한 경기도와 보험회사의 의료 보험금 일부 부담, 공공근로와 워크아웃 제도의 결합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정재수 기자 jjs3885@incheon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