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거리라기엔 머쓱 '프랜차이나타운'
인천 차이나타운을 점령한 점포들이다.
1883년 인천항 개항과 동시에 조성되기 시작한 차이나타운이 차츰 정체성을 잃고 있다. 중국식 볼거리와 먹을거리, 즐길 거리는 온데 간데 없이 사라지고, 프랜차이즈가 그 자리를 대신하는 것이다.
▶관련기사 19면
13일 차이나타운상가번영회는 지난해부터 1년 새 중국 음식점 4곳이 영업을 중단하거나 이전했다고 밝혔다.
차이나타운이 활성화되면서 영업을 시작한 상인들은 계속해서 오르는 월 임대료를 감당할 수 없어서 포기하는 분위기다. 이곳 대중 '짜장면집'의 평균 임대료는 월 300만~400만원이다. 2~3년 전보다 100% 가까이 올랐다.
중국 전통 음식과 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는 입소문을 타고 전국 명소로 떠오르면서 가게 가치는 점점 치솟은 반면, 매출은 이를 따라잡지 못하는 불균형이 발생한 것이다.
무너지는 중국 음식점 자리엔 일정한 매출이 보장되는 대기업 중심의 프랜차이즈 상점이 들어서는 모양새다.
이 같은 현상은 임대료 인상으로 원주민이 내쫓기는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의 일종으로 분석된다.
인천 차이나타운 상인들은 당초의 전통이 퇴색돼 가는 현 상황을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
중국 문화를 즐기려는 관광객이 점차 발길을 끊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서울에서 온 관광객 김지석(32)씨는 "중국 전통 문화와 음식이 있을 줄 알고 왔는데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카페나 기념품들이 더 많았다"며 "터키 아이스크림을 보려고 온 게 아닌데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정회진 기자 hijung@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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