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부두 업체 활용 방안 찾는 새 4년 늦게 생긴 '부산항 자성대부두 최초'라 왜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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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74년 완공된 인천내항 4부두는 인천항에서 컨테이너 화물 시대를 연 대한민국 최초 컨테이너부두다. 사진은 4부두의 전경. /사진제공=인천항만공사

부산이 '대한민국 최초 컨테이너부두'란 인천항의 수식어를 가로채 사용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16일 인천항만공사(IPA)에 따르면 인천내항 4부두는 국내 최초 컨테이너부두로 1974년 개장했다. 최근 5년 간 연 평균 35만TEU의 컨테이너 물량을 처리할 정도로 컨테이너부두 명맥을 이어왔다.

올해 초 부두 운영사가 컨테이너 사업을 접기로 하면서 앞으로 4부두가 어떻게 활용될 지는 미지수다.

남흥우 인천항을 사랑하는 800모임 회장은 "벌크화물이 대세였던 1970년대에 컨테이너 화물 시대가 올 것을 내다보고 인천내항에 컨테이너 전용 부두를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4부두가 현재 컨테이너부두 기능을 못하고 있더라도 40년 넘게 인천항 발전을 이끈 국내 최초 컨테이너부두란 사실엔 변함이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부산지역에선 4부두보다 4년 늦게 지은 부산항 자성대부두가 국내 최초 컨테이너부두라는 허위 사실이 공공연히 퍼지고 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지역 뉴스다. 포털 사이트 네이버 뉴스에서 관련 용어를 검색해 보니, 부산 K언론사의 '성장 패러다임 전환 시급한 부산항' 칼럼, Y언론사의 '시련 딛고 희망 노래한 부산항 개항 141돌 기념식' 기사, B언론사의 '해양 관광레저 항구로… 부산항 패러다임 바꾼다' 기사 등 2015년부터 최근까지 총 46건의 왜곡된 기사가 노출됐다.

부산시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현재 부산시 홈페이지에선 어린이 눈높이에 맞춰 부산을 소개하는 '부산을 알고 싶어요'란 코너를 통해 자성대부두가 국내 최초 컨테이너부두라는 잘못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부산시가 전국 광역자치단체 최초로 구축한 디지털부산역사문화대전 홈페이지에도 왜곡된 내용이 들어가 있다.

부산이 인천의 자랑거리를 자기 것처럼 쓰는 데엔 정부 출연 연구기관인 한국학중앙연구원도 한몫하고 있다. 한국학중앙연구원의 향토문화전자대전엔 자성대부두가 국내 최초 컨테이너부두로 기재돼 있기 때문이다.

자성대부두를 소유한 부산항만공사(BPA)도 인천내항 4부두보다 자성대부두가 먼저 지어진 것으로 잘못 알고 있는 상태다.

BPA 관계자는 "자성대부두가 당연히 국내 최초 컨테이너부두인 줄 알았다"며 "인천항이 최초란 사실을 부산 출입기자들에게 알리겠다"고 말했다.

/박범준 기자 parkbj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