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 아침, TV 뉴스는 달걀에서 살충제가 검출되어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전했다. 특히 친환경 산란계 농장에서 출하한 달걀에서 피프로닐이라는 금지 살충제가 검출되어 더욱 더 충격이 크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모든 달걀의 출하를 중단하고 전국 1450여개 농가에 대한 전수검사에 들어갔다고 한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과자, 빵, 생크림 등 달걀이 안 들어가는 것을 찾기가 힘들 정도로 달걀은 먹을거리에서 중요한 식재료이다. 물론 달걀프라이, 달걀찜, 목욕 후 음료수와 먹는 구운 달걀 등은 반찬으로, 간식으로 언제나 맛나게 먹는 음식이다. 그런 달걀에 살충제가 웬 말인가?

공장식 사육을 하는 산란계 농장에서는 좁은 장소에 수백에서 수천마리의 닭을 밀식사육하고 있다. 좁은 공간에서 많은 닭들이 사육되다보니 기생충인 진드기, 벼룩, 이 등의 확산은 아주 쉽게 이뤄진다고 한다. 더구나 올해 초 AI로 인한 방제작업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시기를 놓쳐 고온으로 진드기 등의 확산이 빨라 더 강력한 살충제를 사용한 것으로 추정한다.

대부분의 산란계는 평생을 좁은 철창 속에서 알만 낳다가 생을 마감한다. 이런 밀폐되고 좁은 환경에서 낳은 달걀이 우리의 식탁에 오르고 우리는 그것을 먹는다. 해법은 없을까? 옛날 방식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지금의 대량 밀식사육인 공장식 사육을 포기하는 것이다. 닭의 습성인 흙 목욕을 할 수 있는 환경, 즉 과거 시골 어느 곳에서 볼 수 있는 방사형 사육이 가능한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동물복지라는 측면에서 닭의 본성을 반영한 환경을 조성하고 그런 곳에서 사육하는 것을 검토해 보아야 한다.

닭의 본래의 습성을 고려한 사육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일정 규모의 공간을 확보하고 친환경적인 사육장 등을 조성해야 할 것이다. 물론 설치비용과 인건비로 인하여 달걀 값은 오를 것이다. 거대자본에 의한 소수의 대량 생산방식에서 다소 규모가 작은 친환경 사육을 하는 다수의 농가생산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그러면 소비자들은 안전한 먹을거리를 위해 어느 정도의 부담은 감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상황에서 살충제 달걀을 예방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생산 농가의 안전한 먹을거리를 생산하는 진정한 농부의 마음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안전한 먹을거리를 위해서 관련 부처의 관리·감독도 철저히 해야 할 것이다.

지금은 과거 선조들의 지혜를 오늘날에 맞는 농법으로 발전시키는 지혜를 발휘할 때라고 생각한다.

/이재호 농협경주환경농업교육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