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남녀종별선수권 남중 플뢰레 단체전 '정상'
남들 쓰다남은 장비 얻어쓰는 상황서 기적 일궈
▲ 13일 경기도 화성종합경기타운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제55회 전국 남녀종별펜싱선수권대회 남중 플뢰레 단체전에서 정상을 차지한 인천 가좌중학교 선수와 코칭 스탭. /사진제공=가좌중학교
인천 가좌중학교(류상욱, 유시영, 지성민, 장진모)가 열악한 환경을 극복하고 제55회 전국남녀종별펜싱선수권대회 정상에 올라 화제다.

가좌중학교는 13일 경기도 화성종합경기타운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대회 남중 플뢰레 단체전에서 전라남도 해남중학교를 45대 22로 물리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아울러 유시영은 대회 남중부 플뢰레 준결승전에서 최동윤(해남제일중)에게 7대 15로 패해 개인전 3위에 입상했다.

가좌중학교가 전국 대회에서 금메달을 딴 것은 무려 11년 만이다.

가좌중학교 펜싱부는 올해 창단 29주년을 맞을 만큼 오랜 역사를 지녔지만 원도심에 위치해있어 학생 수가 계속 줄어들었고, 예산이 넉넉지 않아 오랫동안 선수 선발 및 운영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3년 전에는 해체 위기까지 닥쳤다.

하지만 팀을 지켜내려 한 최용운(57) 감독과 4년 전 부임한 엄진용(34) 지도자의 헌신적인 노력과 학교의 지원에 힘입에 이번에 전국대회 금메달을 목에 거는 쾌거를 이뤘다.

특히, 김웅기 가좌중학교 교장은 자신의 업무추진비로 선수들의 급식비를 충당하며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선수들 역시 가정형편이 어려워 단체복을 맞춰입지 못하고 일반 티셔츠를 입고 대회에 출전해야 하는 어려움 속에서도 기죽지 않고 훈련을 소화하며 결국 우승을 일궈냈다.

최용운 감독은 "후원을 해주는 곳이 없어 항상 부족한 예산 때문에 남들이 쓰다남은 장비를 얻어 수선해 사용하는 열악한 상황 속에서도 우리 학생들이 우승을 차지한 것은 기적과 다름 없다"며 "지방자치단체에서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지원을 해 준다면 보다 나은 성적을 거둬 우리 고장은 물론 우리 나라의 명예를 빛낼 선수들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만 기자 male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