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9일 혜원갤러리서 19번째 개인전
인천 원로화가 고윤이 19번째 개인전인 전시 '무제'를 오는 12일~19일 혜원갤러리에서 갖는다.

"그림이 작가의 감동이나 느낌의 표현이라면 반드시 사실적이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선이나 색채 등 기본적인 조형요소만으로도 얼마든지 사상과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것이다. 그것은 음악에서 가사 없이 리듬의 완급이나 소리의 강약만으로도 훌륭한 음악이 될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화가 고윤의 말처럼 그는 이번 전시에서 그의 사상과 내면을 표현한 추상화를 선보인다. 세월호 침몰 이후에서부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이르는 시기, 그가 겪은 내면의 복잡다단한 심정을 그림으로 그려냈다.

고윤은 "이번 작품들의 특징은 내 마음속의 끓어오르는 고뇌와 정신의 개념들을 작품 하나하나에 표현한 것"이라며 "각자의 마음이 다르고, 마음은 구상으로 그려내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고윤은 인간의 내면세계를 순수 조형요소와 내적필연성에 의해 독립된 색채의 조화를 통해 표현한다. 원형의 문양을 반복적으로 나타내는 양식으로 인간의 행위와 미술로의 연결성을 통해 무한한 변화의 마음을 읽게 해주는 표현방식을 쓰고 있다. 그는 인간의 서로 다른 무념의 행위를 시각화하면서 현실 속 사회의 상황을 하나로 화합하려는 희망의 미래를 개념미술로 표현하기 위해 노력한다.

박남희 평론가는 "최근들어 작가가 보여주는 '세월(Years)'이라는 제명의 작업들은 내면의 은유적 표현을 넘어서 실제의 삶과 사유의 단서들이 결합된 방식을 드러내고 있다. 대부분의 작업에서 사용되는 동판이나 동철 혹은 납과 같은 소재들은 조형적 형상화에 기여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작가에 의하면 특별한 상징성을 지닌다.

그와 같은 작업은 "우리 국민의 위대한 정신과 삶에 초점을 맞춰 제작하였고 동판, 동철, 납 등은 끈질긴 생명력으로 어려운 위기를 잘 극복하는 변함없는 민족성과 미래의 희망을 이야기 한 것"임을 작가는 말한다. 이와 같은 소재의 의미와 더불어 그의 추상작업에 일관되게 나타나고 있는 수직과 수평의 질서의식은 반복이 아닌 압축되어 조형적 표면을 만든다"고 평하고 있다.

장혜숙 혜원갤러리관장은 "고윤작가는 시대의 흐름과 자신의 내면세계를 개념미술로 표현하는 작가"라며 "철저한 장인기질의 소유자인 고윤은 한시대의 미의식에 쉽게 휩쓸리지 않고 자신의 작품세계에 천착해왔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와 함께 고윤 작가는 시집 <독한 고독>(성광·130쪽)을 펴 냈다. 시집은 '삶의 노래', '고희가 되니', '소풍 한 점', '요지경', 마지막 유희' 등 5장으로 구성됐다. 대선열차, 요지경, 싸움구경, 국민혁명 등 시집은 시사적이 내용이 가득하다. 책 뒤쪽엔 아내, 아들, 사위가 쓴 축하의 글도 따뜻하다.

/글·사진 김진국 기자 freebird@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