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희생자 이영숙씨, 부산서 장례 후 인천 추모관 안치
▲ 3년 만에 세월호 선체 안에서 수습한 이영숙씨의 유해가 15일 오후 인천 부평구 인천가족공원 세월호일반인희생자추모관에 봉안 되고 있다. /양진수 기자 photosmith@incheonilbo.com
2014년 4월15일 인천항에서 제주로 향하는 세월호에 올랐다가 지난 5월 선체 안에서 숨진 채로 발견된 이영숙(54)씨가 3년6개월 만에 인천으로 돌아왔다.

세월호 일반인 희생자인 이영숙씨의 봉안식이 15일 인천 세월호일반인희생자추모관에서 열렸다. 가족, 친지와 세월호 참사 유족들로 꾸려진 4·16가족협의회 회원들은 추모관에 마련된 제례식장에서 간단히 제를 올리며 이씨와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이씨 외아들 박경태(31)씨는 유해를 추모관에 안치하고 제단에 헌화했다. 박씨는 추후 마음을 추스른 뒤 목포로 돌아가 아직 유해를 수습하지 못한 유족들을 도울 예정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날 새벽엔 부산시민장례시장에서 이씨 장례식이 있었다. 이씨 유해는 화장장이 있는 부산영락공원으로 옮겨져 오전 8시쯤 화장을 마쳤다. 인천 세월호일반인희생자추모관에는 오후 1시 무렵 도착했다.

인천에 살던 이씨는 2014년 4월16일 당시 제주도에 직장을 잡은 박씨와 살기 위해 이삿짐을 옮기려고 세월호에 올랐다가 사고를 당했다. 참사 이후 3년 동안 미수습 상태였던 이씨는 올해 5월22일 세월호 3층 선미 좌현 객실에서 발견됐다. 구명조끼를 입고 있어서 유해가 온전하게 수습됐고, 신분증과 유전자 감식을 통해 신원이 확인됐다.

이씨 봉안식 소식을 접한 시민들은 인천 세월호일반인희생자추모관을 찾아 헌화하거나 노란 리본을 매달며 이씨 마지막 길을 같이 했다.

회사원 정현진(45)씨는 "오늘 아침 이씨를 인천에 안치한다는 보도를 접하고 마침 일요일이라 왔다"며 "세월호 일반인 희생자가 모두 수습될 때까지 정부가 힘을 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추석이 지난지 얼마 안돼 세월호일반인희생자추모관이 위치한 인천가족공원에 사람들이 많은데 정작 추모관은 생각보다 썰렁해 아쉽다"는 말도 남겼다. 세월호일반인희생자추모관은 관련 법상 예산 지원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지원 주체 및 규모가 불분명해 해마다 파행 운영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올해 1월에는 전기와 난방이 끊겨 폐쇄되기도 했다.

이제 뭍으로 올라오지 못한 일반인 미수습자는 권재근·혁근 부자 2명이다. 권씨 부자를 위해 추모관에 마련된 공간에는 둘의 생전 모습이 담긴 사진만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김원진 기자 kwj799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