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순원 문학관.
'어른들의 말이, 내일 소녀네가 양평읍으로 이사 간다는 것이었다'

양평 소나기마을의 탄생설화다. 모두가 알겠지만 황순원 선생의 소설 '소나기'를 재현한 마을이다.

이곳은 이름에 충실하게도 매일 소나기가 왔었다. 과거형인 이유는 아쉽게도 동절기에는 내리지 않기 때문. 하지만 이외에도 소설 속 장면과 구성을 재현해낸 곳은 무궁무진하다. 소설 속 소년소녀가 만나던 시냇물, 징검다리부터 여행을 시작해보자.

경기도 양평군에 위치한 '소나기마을'과 '황순원문학관'은 가을의 향기와 문학의 정취에 흠뻑 빠지기 좋은 여행지다. 혼탁해진(?)영혼의 순수성을 되찾을 수 있는 곳이랄까.

소나기마을은 약 1만 4000평 규모의 마을로 문학관만 800평정도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규모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곳에 있는 황순원 문학관은 반드시 들려봐야 할 곳. 눈썰미가 있는 사람이라면 알 텐데, 황순원문학관의 중앙부분 모양은 수숫단 모양이다. 소년소녀가 소나기를 피했던 곳이 바로 수수밭이었던 점을 떠올려보자. 수수단 오솔길도 마련돼 있으니 거닐어봐도 좋겠다.

문학관에선 황순원 선생의 장편, 단편 대표작들을 영상물과 모형, 음성, 애니메이션 등으로 체험해볼 수도 있다.

특히 '마타리꽃 사랑방'이란 곳에 가면 종이책, 전자책, 오디오북 등으로 황순원 선생님의 소설을 즐길 수도 있다. 황순원 문학관에 들어가면 이들이 공부하던 옛 초등학교 교실도 있다.

또 소년과 소녀의 학교 교실로 꾸민 '남폿불 영상실'은 소나기 애니메이션을 감상하는 추억공간이다.

어렵게 생각할 필요도 없이 상대적으로 조금 한적한 가을 나들이를 원한다면 소나기마을이 제격이다. 드넓은 부지에서 파란 가을하늘을 배경으로 나만의 소설을 쓸 수 있는 여행지다. 또한 주변여행지로는 북한강과 남한강이 만나는 두물머리, 푸른 숲과 맑은 공기의 용문산 등 가을을 즐기기에 좋은 곳들이 많다. 이번주말 어디론가 가야하는데, 어디를 가야할지 모르겠다면 내 마음 속 단비를 내려줄 소나기마을로 떠나보자.

/안유림 경기관광공사 홍보사업팀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