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60~70년대 인천발전협의회 '내항 도크화' 추진 등
항구도시 기틀 마련했지만 … 現인화회는 사교모임 수준
지역 인사, 투명성 위해 '조별모임 해체·시민 참여' 조언

인화회를 바라보는 인천지역 인사들은 쓴소리를 아끼지 않는다. 인천의 대표모임으로 남으려면, 지금과 같은 형태로는 안 된다는 게 공통의 인식이다.

인천에서 기자로 활동했던 전직 언론인 A씨는 7일 과거 지역 모임과 비교하며 인화회를 강하게 비판했다.

A씨는 "1960~70년대 인천발전협의회라는 단체가 있었다. 인천내항 도크화, 경인선 전철 건설, 남동산단 조성과 같은 인천발전의 기틀이 되는 아이디어를 냈던 단체다"라며 "이에 비해 인화회는 지역 발전을 위해 무얼 했는지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 한다. 지금은 그저 사교모임에 머물러 있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인천내항 도크화는 인천내항 전체를 도크화해 5만t급 선박을 정박할 수 있도록 하는 대규모 사업이었다. 동양 최대의 갑문식 도크로 1974년 완공됐다. 인천이 제2의 항구도시로 발전할 수 있었던 기틀이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경인선과 남동산단 모두 인천발전을 견인한 핵심 기반시설이다.

A씨는 또 "지역 미래를 내다보는 모임이 있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라며 "자칫 회원들이 권력이나 개인 영달에만 관심을 가지고 활동한다면 해체하는 게 맞다. 그게 아니라면 지역발전을 도모한다는 역할을 분명하게 가지고, 각계각층을 아우르며 나아가야 한다"라고 짚었다.

인천지역 시민단체에서 활동하는 B씨는 새 시대에 맞는 모임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지적한다.

B씨는 "시민이 참여하는 촛불시대에 거꾸로 가는 모임은 해산하는 게 맞다. 전경련(전국경제인연합회)이 대표적인 예다"라며 "지역 사랑이라는 이름 아래 정치·기관·기업인들이 협잡하는 모임이 아닌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지금이라도 평범한 시민의 참여를 받아들이며 바뀌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인화회를 계속 지켜 본 기업인 C씨도 "예전에는 기업인들이 밥을 참 많이 샀던 모임이다"라며 "가입하면 귀족이고 못하면 평민이라는 인식이 있다"라고 회상했다. C씨는 또 "왜 인화회에 가입해서 밥을 샀겠는가. 자기 사업에 도움을 받기 위한 것이었다"라며 "투명한 구조로 만들려면 조별모임을 없애야 한다. 여전히 10년 넘게 활동하며 영향력을 과시하는 이들이 있다"라고 짚었다.

지역 인사 D씨는 시민 세금으로 고용한 공무원들이 사모임을 운영하는 비정상적인 구조부터 빨리 깨야 한다고 조언한다.

D씨는 "공무원이 근거 없이 사모임 업무를 맡는 등 공공기관이 청탁이 이뤄지기 쉬운 모임을 관리한다는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라며 "지역을 사랑하고 발전시키자는 모임이라면 지금보다 더 나은 방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진영 기자 erhist@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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