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실태 조사 '54.9% 동의' … 37%는 거주여건도 열악
3만여명에 달하는 부천시 거주 이주노동자 절반 이상이 차별적 노동생활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천시 비정규직 근로자 지원센터가 부천지역 이주노동자 395명을 대상으로 노동인권실태 조사 결과 많은 노동자가 고용허가제를 족쇄로 차별적인 노동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이주노동실태 조사결과 주 평균 48.7시간 일하면서 월 175만원을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본인의 생활비로 60만원 정도를 쓰고 가족에게 74만원가량을 송금하며 33만원 정도를 저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조사에 공동연구자로 참여한 이란주 아시아인권문화연대 대표는 "이번 조사를 통해 이주노동자가 여전히 사람이 아니라 '말하는 기계'처럼 인간적 취급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또 상당수는 소위 '더럽고 어렵고 위험한' 3D 업종을 비롯한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에서 차별을 받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54.9%가 '차별을 받고 있다'고 답했고, '많은 차별'이라고 응답한 노동자도 11.6%에 달했다.

이주노동자 생활실태는 66.8%가 방 한 칸짜리 숙소에서 생활하며 이들 중 43%가 숙소 외부에 있는 공동화장실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주거형태를 보면 주택 1~3층 34.2%, 아파트 및 빌라 190.8%, 주택지하, 반지하, 옥탑 18.2%, 컨테이너 15.9%, 비닐하우스 3%로 총 응답자의 37%가 거주여건이 안 좋은 열약한 환경에서 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응답자 중 32%가 일하다 다친 경험이 있고, 33.4%는 일을 하다 다칠 위험이 있다고 느꼈지만 안전교육이 자신들의 언어로 교육을 받은 경우가 6.3%에 그쳤다.

비정규직노동센터 관계자는 "타국에서 가족을 위해 '코리안 드림'을 이루려 고통과 차별, 외로움과 그리움조차 홀로 견디며 힘겹게 버티는 이들에 대해 적극적인 배려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천=강훈천 기자 hck1229@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