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리그 잔류 '소방수' 부임 이후 네 달 만에 단장부터 팬까지 '사분오열'
선수단 구성·전지훈련 '데드라인' 눈앞…강 대표 "팀 조속히 안정시킬 것"
인천유나이티드는 내부 인사 및 감독 및 코칭스태프 구성을 둘러싸고 복잡하게 얽혀있는 현재 상황(인천일보 18일자 17면)을 잘 풀어나갈 수 있을까.

올 시즌 '1부리그 잔류' 목표를 이루고자 한마음으로 기원하고 움직였던 각각의 구성원들은 약 한달이 지난 지금, 서로의 입장과 이해관계에 따라 적대적으로 갈라섰다.

이들은 서로를 비판하면서 각각의 주장대로 문제를 해결하고자 행동에 나서고 있다.

구단주인 유정복 시장을 만나 강인덕 대표와 이기형 감독의 사퇴를 주장했던 일부 서포터즈는 예고했던 대로 20일 인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를 공론화하기로 했다.

이들은 "강인덕 대표가 임중용 등 코치진을 전원 정리하기로 했다가 취재가 시작되자 '인천의 레전드인 임중용 코치와는 함께 갈 것'이라며 말을 바꿨다"며, 강 대표를 신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또 강인덕 대표로부터 사퇴 요구를 받고 있는 김석현 단장은 '사퇴 불가'의 뜻을 분명히 하면서 구단 직원들을 조심스럽게 만나 세를 규합하고 있다.

내년 6월 지방선거까지만 버티면 선거 결과에 따라 현 상황이 자연스럽게 해결될 수 있다는 게 김 단장과 측근들의 판단이다.

이 가운데 강인덕 대표는 18일 기자들과 만나 "김 단장은 반드시 사퇴시킬 것"이라고 다시 한 번 못박았다.
그러면서 자신에게 사퇴를 요구해 온 일부 서포터즈에 대해서는 "서포터즈에게 임중용 코치 등의 해고를 언급한 적이 없다. 또 인사 개입은 명백한 월권"이라며 반박했다.

이같은 위기 상황을 놓고 구단 안팎에서는 "지난 8월 '소방수'를 자처하며 1부리그 잔류 목표를 이뤄낸 강인덕 대표이사의 리더십이 최대 위기를 맞았고,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인천 구단은 선수단 구성을 마무리하고 늦어도 1월 중순에는 전지훈련을 시작해야 한다. 시간이 없다.

강인덕 대표는 구단이 하루 속히 내년 시즌 준비에 돌입할 수 있도록 늦어도 이번 달 안에는 모든 갈등을 봉합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강인덕 대표는 그 첫 단추로 내년에도 지휘봉을 계속 잡을 수 있을지 의견이 분분했던 이기형 감독의 1년 남은 계약기간을 채워주는 쪽으로 결론을 냈다.

당장 일각의 반발을 살 수 있는 결정이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이기형 감독으로부터 사실상 '다른 자리를 알아봐도 된다'는 전화를 받으면서 경질설에 휩싸였던 임중용 코치 역시 함께 가기로 결정하면서 비판의 칼날을 일정하게 비켜갈 수 있는 여지를 마련했다. 껄끄러운 둘이 어떤 조합으로 어떤 역할을 할 지는 아직 숙제로 남았다.

강인덕 대표는 "시간이 없다는 걸 안다. 이번 상황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구단이 빠른 시일 내에 안정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종만 기자 male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