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 아파트 공사 현장 인상 작업중 붐대 꺾여
1명 사망 4명 부상당해 안전조치 이행 집중조사
▲ 18일 오후 평택시 칠원동 자이더 익스프레스 공사현장에서 타워크레인 사고가 발생해 1명이 숨지고 4명이 경상을 입었다. 크레인 인상작업 중 일어난 이번 사고는 건물 20층 높이의 타워크레인 붐대가 꺾여 옆으로 넘어지며 발생했으며 사망한 정모(53)씨는 추락사로 밝혀졌다. /김철빈 기자 narodo@incheonilbo.com
또다시 건설현장에 설치된 타워크레인이 넘어져 5명의 사상자를 냈다.

지난 9일 용인 농수산물종합유통센터 신축공사현장에서 타워크레인 사고로 7명의 사상자를 낸 지 딱 10일만이다.

대형 참사로 이어지는 타워크레인 사고가 끊이질 않고 있지만, 이날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타워크레인 대책을 무색케 하고 있다.

18일 오후 2시40분쯤 평택시 칠원동의 한 아파트 신축현장에서 L자형 러핑 타워크레인의 지브(붐대)가 아래로 꺾였다. 이 사고로 작업자 정모(52)씨가 건물 18층 높이에서 추락해 숨졌다. 다른 작업자 4명은 추락은 모면했으나 지브가 내려앉는 충격으로 경상을 입고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사고는 크레인의 마스트(기둥) 1개 단을 높이는 인상작업(telescoping) 도중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인상작업은 크레인을 받치는 기둥(붐대)을 들어 올리는 작업으로, 작업 현장에서 크레인을 설치하거나 높이를 조정할 때 또는 해체할 때 이 작업을 거치게 된다.

지난 9일에는 용인시 고매동의 한 농수산물 종합유통센터 신축 공사현장에서 높이 90m짜리 크레인의 78m 지점이 부러지면서 옆으로 넘어져 위에서 작업하던 노동자 3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쳤다.

올해 들어 발생한 전국 9건의 사고 중 절반이 경기·인천에서 발생했다. 노동자 9명이 숨지고 14명이 크게 다쳤다.

최근 크레인 사고는 모두 인상작업을 하던 중 발생했다.

용인 사고는 크레인의 높이를 20여m 더 높이던 중 일어났고, 지난 10월10일 3명이 숨지고 2명이 다친 의정부 사고는 크레인 해체를 위해 진행한 인상작업 중 발생했다.

앞서 지난 5월 남양주의 한 아파트 건설현장에서도 평택·용인 사고처럼 크레인 높이를 올리려다가 기둥이 균형을 잃고 넘어져 2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

이 같은 사고의 원인은 제각각이지만 대부분 안전 불감증이 빚은 인재로 드러났거나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쳐진다.

남양주 사고는 수입산 순정 부품을 주문하지 않고 철공소에서 제작한 부품을 사용해 사고가 난 것으로 확인돼 전형적인 인재로 결론 났다. 의정부 사고는 정확한 사고 원인이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부러진 크레인이 제조된 지 30년이 넘은 것으로 확인됐다. 용인 사고는 인상작업 중 정지해 있어야 할 크레인이 움직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평택 사고를 수사하는 경찰도 공사 관계자들을 상대로 작업자들이 안전고리를 제대로 결합했는지를 비롯한 안전조치 이행 여부를 집중적으로 살펴볼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안전조치가 이뤄졌는지, 부품이나 기계 문제는 없는지, 수신호 등 작업자들 사이에 의사소통은 올바로 됐는지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고용노동부는 이날 지난 11월 발표한 '타워크레인 중대재해 예방대책'의 후속조치로 영상 보관, 타워크레인 설치·해체작업과 관련한 교육도 시간·실습 등을 강화한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 3개의 법령 개정안을 내년 상반기 시행예정으로 입법예고했다고 밝혔다.

/이상권·이경훈 기자 leesg@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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