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계운 인천대 교수, 인천환경원탁회의 의장
인천에 오랫동안 살면서 한없는 애정을 가지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최근 인천의 모습에 아쉬움이 많다. 항구도시인 인천에서, 인천항과 인천 도심간 어떤 연계가 있는지 알 길도 없다.
인천항의 각종 계획은 인천의 도시계획과 연결성도 부족하고 인천시민들의 의견수렴도 매우 제한적이다. 어떤 항만계획이 발표되면 어김없이 시민단체의 반대성명도 이어지곤 한다.
지난해에는 인천을 찾은 한 장관의 발언이 지역 내 화제로 떠오르기도 했다. 요지는 인천만의 특색을 찾으라는 것이다.

단순한 계획이나 사업위주로 정책이 추진되는 것에 대한 반성도 나타나고 있다. 사실 인천에 대한 인식이 그다지 긍정적이지 않을 때가 많다. 서울을 중심으로 하는 수도권에서 하나의 위성도시로 인식되기도 하고, 서울의 도시 발전에 따라 각종 오염을 배출하는 공장들의 이전 장소로 인식되기도 하고, 바닷가 주변에 각종 화력발전소들이 속속 들어서면서 오염도시의 대명사로 인식되기도 한다.

그러나 인천은 지리적 조건과 역사성에 많은 강점을 갖고 있다. 우리나라 수도권의 유일한 항구도시로 발전하면서 국내 근대화의 역사를 고스란히 지니고 있고, 긴 연안선을 중심으로 한쪽에는 바다, 한쪽에는 역사와 문화가 어우러지는 도심이 있으며, 가까운 곳에 수많은 섬이 아름답게 가꾸어지고 있다.
무엇보다도 인천은 단순한 거대도시인 서울과 확연한 차별성을 지니고 있다. 인천의 북쪽 도심 끝에서 남쪽 도심 끝까지 서쪽으로 끝없이 펼쳐진 바다와 그와 맞닿으며 도심 곳곳과 하천으로 잘 연결된 워터프런트를 가진 우수한 지리적 조건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남·북 방향으로는 경인아라뱃길로부터 인천항, 송도. 소래포구에 이르는 전체구간을 아우르고, 동·서 방향으로는 인천의 신·구도심을 지나는 하천과 연안이 연결되고 인천 앞바다의 섬과 조화되는, 역사와 현대가 공존하는 인천만의 특색을 가진 인천워터프런트가 제대로 조성된다면, 인천은 우리나라 그 어떤 도시보다 더 돋보이는 도시로 떠오를 것이다.

경인아라뱃길과 청라지역은 관광과 현대 도심 특성을 반영하는 지역으로, 인천항 지역은 역사와 추억과 향수를 가진 특색지역으로, 월미도와 인천연안부두는 활성화된 상업시설과 젊은이들의 삶의 광장으로, 남구 아암도 주변은 문화와 취미를 만끽하는 특성지역으로, 송도지역은 지역 주민들과 외국인이 함께 참여하고 어울리는 국제적 명소로, 소래포구는 한국의 전통문화와 먹을거리를 체험하고 함께 소통하는 장소로, 연안도서는 특성에 따라 생태를 보전하는 섬과 관광을 활성화하는 섬으로 구분하자.

그러면 그야말로 개발과 보전을 각기 다르게 맛볼 수 있는 곳으로, 한강하구와 더불어 도심내로 연결된 하천은 그 곳의 문화와 특성에 맞게 잘 가꾸면 인천다운, 인천만의 워터프런트가 만들어질 것이다.
이와 같은 인천의 워터프런트는 어느 한두 사람의 힘으로는 불가능하다, 인천의 힘을 함께 모아서 계획적으로 추진할 때 가능하다. 중앙정부와 연계한 지방정부의 역할, 지역 네트워크의 역할, 산업계의 역할, 시민들의 역할이 어우러질 때 가능하다. 예산도 인천시 예산만 쓸 필요가 없다.

인천시에서는 시민들의 의견수렴을 거쳐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그 계획 아래 중앙정부 사업과 연계되는 것은 그대로 연계시키고, 산업계가 감당할 것은 산업계에 맡기는 지혜가 필요하다. 인천에서 생산되는 해산물이 왜 노량진까지 갔다가 다시 인천에 와야 하는지를 살펴보고, 이런 것을 개선하려는 노력을 업계와 함께 기울여야 한다. 시민들의 참여와 역할도 잘 이끌어 내야 한다.
무엇보다도 지속적 실천이 중요하다. 종합계획이 만들어진 후, 10여 년간 흔들림 없이 추진되고, 또한 보완되어야 한다.

특정 단체나 조직이 아니라 인천 민 모두 참여하는 종합계획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당연히 컨트롤 타워도 있어야 하고, 전문가, 시민단체, 지방정부, 산업계가 각각의 역할을 충실히 해 나가야 한다.
특히 인천을 걱정하고 사랑하는 많은 분들이 이번 기회에 인천을 어떻게 만들어 미래세대에게 넘겨줄까를 고민하는 계기로 되고, 1명에서 2명으로, 2명에서 4명으로, 4명에서 8명으로, 계속 인천의 미래를 준비하는 힘 있는 시민들의 메아리가 울려 퍼지는 기회가 되기를 간절히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