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는 정말 숫자에 불과한가. 설문 결과 노인의 나이는 70~74세라는 응답이 주류를 이뤘다. 인천지역 만 60세 이상 남녀 1000명에게 '당신이 생각하는 노인의 나이는?'이라는 질문에 가장 많이 선택한 답이다. 10명 중 3명(33.4%)이 이런 답을 했다. 33.2%는 '75~79세'라고 응답했다. 10명 중 6명이 노인 나이를 '70~79세'라고 본 셈이다. '80~85세'라고 응답한 이들도 25.2%에 달했다. 반면 노인 연령대인 '65~69세'라고 답한 이는 4.9%에 그쳤다.

사회적 통념과 현실의 차이가 5~20년이나 벌어진다. 현재 노인 기준은 노령연금을 받는 만 65세 이상으로 통용된다. 인천시는 22일 이런 내용을 담은 '2017년 노인실태조사 보고서'를 발표했다.
국내 주민등록인구는 지난해 말 기준 5177만8544명으로 조사됐다. 전년도 5169만6216명보다 8만2328명(0.16%) 늘어난 수치다. 이 가운데 노인 수는 735만6106명으로 전체 인구의 14.20%를 차지한다. 우리나라도 고령사회에 들어선 셈이다. 국제연합(UN)은 노인 비중이 7% 이상이면 고령화사회, 14% 이상은 고령사회, 20% 이상은 초고령사회로 규정한다. 시·도별 노인 인구 비율을 보면 7% 이상~14% 미만은 세종(9.58%), 인천(11.70%), 서울(13.79%) 등 7곳이다.

'100세 시대'라는 말이 얄궂게도 '노인 세상, 노인 천국'으로 비화하는 요즘이다. 물론 오래 사는 일은 인생에서 아주 큰 축복일 수 있다. 사람마다 오래오래 건강하게 살다가 가기를 바란다. 오죽하면 "개똥밭에 굴러도 저승보다는 이승이 낫다"라는 속담이 있겠는가. 천명(天命)이야 어쩌지 못하지만, 문제는 은퇴 후 할 일 없는 처지의 노인이 워낙 많다는 점이다. 일할 체력과 전문성 등을 갖추고 있는데도 정년이 넘었으니 받아줄 수 없다는 데가 수두룩하다. 정정한 노인들은 일을 하고 싶어 하지만, 사회에선 좀처럼 이들을 받아주지 않는다. 그래서 어떤 이들은 '100세 시대'를 재앙이라며 비아냥거리기도 한다. 너무 오래 살면 후대에 엄청난 부담을 안겨줄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결국 노인 일자리가 최대 관건이다. 노인들의 경험을 살리고 후대에 전수할 수 있는 당국의 방안이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