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국대 인수방식
일각선 반대 목소리도
▲ 염태영 수원시장이 23일 수원시청에서 '수원시청 여자 아이스하키팀' 창단을 발표하고 있다. 이날 염 시장은 "평창동계올림픽 평화유산의 마중물 역할을 하는 여자 아이스하키 국가대표팀의 염원을 담아 이를 창단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성철 기자 slee0210@incheonilbo.com
수원시가 올해 하반기 국내 최초의 여자 아이스하키 실업팀 '수원시청 여자 아이스하키팀'(가칭)을 창단하기로 해 주목받고 있다.

올림픽 역사상 최초로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이 결성됐지만, 국내 여자 아이스하키는 여전히 팀 하나 없는 열악한 환경이다.

이에 따라 올림픽을 꿈꾸는 국가대표 선수들의 오랜 염원이 풀리게 됐다.

하지만 시의 이번 결정이 올림픽을 앞두고 갑작스레 이뤄져 정치권에선 충분한 검토 없이 섣불리 추진되고 있다는 등의 반대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23일 시는 올해 하반기 국내 최초의 여자 아이스하키 실업팀 '수원시청 여자 아이스하키팀'(가칭)을 창단한다고 밝혔다.

팀 창단은 대한아이스하키협회가 운영하는 국가대표 여자 아이스하키팀을 시가 인수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올 상반기에 창단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관련 조례·규칙 개정을 마치면, 2018년 추가경정예산에 예산을 반영해 하반기쯤 창단 작업이 마무리 된다.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아이스하키협회도 수원시의 여자 아이스하키팀 창단 구상에 대해 공감하고 창단 초기 투자지원, 훈련장 배정 등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기로 약속했다.

팀 창단 후 시는 인건비·운영비 등 선수단 운영경비를 담당하고, 전용 아이스링크를 훈련장소로 제공한다.


2020년 10월 완공을 목표로 영통구 하동 일원에 건설 중인 '수원 복합체육시설' 내 국제규격 아이스링크(30m×61m, 관람석 1600석)가 훈련 장소다.

완공 전까지는 충북 진천 국가대표팀 훈련장을 우선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시-아이스하키협회 간 협의가 진행 중이다.

시는 대표팀 선수들이 올림픽 후에도 팀에서 안정적으로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을 하기로 약속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여자 아이스하키는 실업팀은 물론 초·중·고·대학팀도 없다.

1998년 창단한 우리나라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선수들은 각자 직업에 종사하다 국제대회가 열릴 때마다 소집돼 단기간 훈련을 하고 출전한다.

이번 올림픽이 끝나면 선수들은 생계를 위해 삶의 현장으로 돌아가야 한다.

시의 팀이 창단되면 소속 선수들은 직업 아이스하키 선수로 안정된 환경에서 훈련에 매진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반발도 적잖다.

수원시의회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의원들은 이날 동시에 '수원시 여자 아이스하키 창단 철회 요구' 기자회견을 열고 시를 비난했다.

노영관 시의원은 공식입장을 통해 "현재 수원시 체육회 230억, FC 79억, 여자축구 25억으로 약 300억원의 예산이 투입되고 있다"며 "물론 선수들의 고충은 백번 이해하고, 해결해야 할 문제라 생각하지만, 광역시나 도 차원에서 해도 될 일을 수원 시민에 짐을 지우는 것이다. 또 사전 협의도 없이 독단적으로 결정해 발표하는 건 수원시민과 의회를 무시한 태도"라고 밝혔다.

/김현우 기자 kimhw@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