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교 삼일공고에 주민 북적
시청 회의선 경기영상 상영
"정현 선수가 수원의 이 학교를 나왔다면서요? 너무 잘됐다."

'수원의 아들' 정현(22) 테니스 선수가 지난 22일 한국 최초로 메이저 대회 8강 고지에 오르면서 수원시 곳곳이 축제 분위기다.

23일 정현의 모교인 삼일공업고등학교에는 방학기간에도 불구하고 전화 또는 직접 찾아와 축하를 전하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정현 선수는 수원영화초·수원북중·삼일공고 등 학교를 모두 수원에서 나왔다.

당직근무 교사들은 이날 하루 종일 재학생, 졸업생을 비롯해 각지에서 걸려오는 축하전화를 받느라 분주했다. 수원 주민들은 직접 학교를 찾아와 주변을 둘러보면서 정현 선수에 대해 묻기도 했다.

한 주민(52·여)은 "아는 사람들이랑 산책하면서 이 학교를 자주 지나쳤는데, 뉴스를 보고 정현 선수가 여길 나왔단 것을 알았다"며 "지역에 훌륭한 선수가 있어 너무 기쁘고, 응원하고 싶다"고 말했다.

삼일공고는 홈페이지 안내 공간 첫 번째에 정현 선수 사진과 함께 '삼일공고 출신 정현! 호주 오픈 8강 진출! 우리나라 테니스 역사상 처음으로 그랜드슬램 대회 8강에!!!'라는 문구를 적어 올렸다.

삼일공고 김동수 교장은 "정현이가 8강에 진출하고 나서 학생들은 물론 오래전에 졸업한 분들까지 하나같이 기쁜 마음으로 축하전화를 주시고 있다"며 "선생님들 사이에서 '플래카드를 걸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만, 정현이 더 좋은 성적을 거두길 바라는 마음에서 다음 경기를 지켜본 뒤 플래카드를 제작하려 한다"고 말했다.

수원시청도 온종일 '정현 열풍'이었다. 이날 오전 열린 확대간부회의 자리에서는 정현 선수가 전날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호주오픈 테니스대회 남자단식 16강전 하이라이트 영상을 상영했다. 영상을 보던 염태영 시장과 공무원들은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시는 24일 오후 예정된 정현의 8강 경기 승리를 기원하는 SNS 깜짝 응원 이벤트를 마련하기도 했다. 8강 경기 전까지 수원시 대표 페이스북에 '정현' 2행시로 응원의 댓글을 남기면 우수 응원 댓글을 선정해 아메리카노 커피 기프티콘(30명)과 피자 쿠폰(5명)을 증정한다.

한편 정현 선수의 호주오픈 테니스대회 준준결승은 24일 오전 11시(한국시간)에 시작한다. 호주오픈 대회조직위원회는 24일 경기 일정을 발표하면서 정현과 테니스 샌드그렌(97위·미국)의 경기를 센터 코트인 로드 레이버 아레나의 두 번째 경기로 배정했다.

/김현우 기자 kimhw@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