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9개월간 연구 효과 못본 '인공증우' 추진 … "아직 실용화 한계" 지적
경기도가 설익은 미세먼지 저감 대책을 잇따라 내놓고 있어 논란이다.

미세먼지 대책으로 전기버스를 도입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올해 예산조차 세우지 못하는가 하면 이번에는 아직 연구단계인 인공적으로 비의 양을 늘리는 인공증우 실험을 미세먼지 감소대책의 일환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인천일보 1월22일자 1면>

도가 추진하고 있는 인공증우 실험은 비가 올 수 있는 대기환경에서 다목적항공기를 이용해 구름에 요오드화은이나 액체질소, 염화칼슘 등을 뿌려 자연적으로 내릴 때보다 더 많은 비를 내리게 하는 실험이다.

23일 경기도와 기상청, 국립기상과학연구원 등에 따르면 기상청 산하 국립기상과학연구원은 지난해 수도권 인근에서 총 9차례에 걸쳐 인공증우 실험을 실시했다.

도는 기상과학연구원으로부터 데이터를 받아 경기연구원에 의뢰해 인공증우가 미세먼지 저감에 효과를 나타내는지 여부를 놓고 분석 중이다.

도는 인공증우 실험 데이터와 도내 70여개의 미세먼지 측정기에서 수집된 데이터를 비교, 분석하고 있다. 연구는 지난해 4월 시작해 올해 7월쯤 마무리된다.

하지만 연구가 9개월여를 넘겼지만 현재까지 미세먼지 저감에 대한 유의미한 효과는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연구원은 데이터 상 인공증우를 실시한 날 미세먼지 농도 변화량이 일관적이지 않고, 농도 변화에 인공증우가 영향을 끼쳤다고 보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또 동일한 환경에서 진행하는 것이 불가능한 기상실험의 특성상 '미세먼지 저감에 효과가 있다, 없다'라는 추론하기도 어려운 상태다.

아직 국내 인공증우기술의 성숙되지 못한 것도 한 몫하고 있다.

지난 1946년 인공증우 실험을 최초로 시도한 미국과 50여년째 연구 중인 중국 등 세계 55개국 중에서 인공증우와 미세먼지 저감의 관계를 뚜렷하게 밝힌 곳은 단 한 곳도 없다.

국내에서는 2001년 처음 인공증우 실험을 진행했다.

전문가들은 국내의 인공증우 기술이 실용화 단계에 이르지 못했는데, 미세먼지를 잡겠다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지적이다.

인공증우 관련 학계의 한 관계자는 "인공증우가 미세먼지를 저감시키는데 효과가 있는 지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며 "인공증우는 전문 과학기술분야고 국내기술이 아직 실용화할 단계는 아니다. 국가에서 장기적인 플랜을 가지고 미래과학기술로 연구해야할 부분이지, 지방자치단체에서 나서서 분석할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인공증우가 미세먼지를 저감시키는 가능성은 있어 지속적인 연구를 통한 데이터 축적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도 관계자는 "연구가 진행 중이어서 효과가 있는지 없는지 성급하게 결론을 내기 어렵다"며 "오는 7월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정부에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대책을 건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중래 기자 jlcomet@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