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12일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개장식에 참석해 "인천공항 제2터미널 개장으로 연간 항공여객 7200만명을 수용할 수 있게 됐다. 정부는 인천국제공항이 2023년까지 연간 1억명을 수용할 수 있도록 시설확충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국제공항은 한 나라의 국력과 국제교류 수준을 보여주는 척도"라며 "중국, 인도, 러시아는 항공수요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으니 이들 국가와 더 편리하게 연결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항공전문가들은 문 대통령의 인사말에 인천국제공항이 처한 현실과 발전방향이 녹아 있다고 진단한다.

2001년 개장한 인천국제공항은 2012년부터 세계 30위권 공항에 진입한 뒤에도 성장세가 계속되고 있다.
2016년에는 전년도에 비해 844만명이 증가한 5785만명의 항공여객을 처리해 세계 20위 공항으로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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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증가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관광 아웃바운드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동남아 국가의 한국방문이 현재 추세를 이어간다면 조만간 인천공항 처리 한계치인 7200만명을 넘어 연간 1억명 이용 공항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이 대체적인 진단이다.

이에 따라 국토부와 인천국제공항공사는 4단계 확장을 포함하는 중장기 로드맵을 담은 인천국제공항 건설 기본계획을 지난해 11월 확정했다.

제2여객터미널 확장과 제4활주로 신설 등이 포함된 건설 기본계획에 따르면 인천공항 여객처리 능력을 연간 1억명까지 확충할 수 있다.

2017년 기준 6200만명의 여객을 처리한 인천공항은 매년 500만명씩 여객이 증가할 경우 2020년이면 한계치에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 최소 몇 년간 미스매칭이 예상되는 지점이다.

문 대통령의 방문과 투자약속으로 1억명까지는 투자가 진행될 것으로 보이나 장기로드맵에 대해서는 속도를 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이유다. 제3여객터미널과 제5활주로를 바탕으로 한 장기로드맵은 최대 1억3000만명까지 수용능력을 높일 수 있다.

세계경제 블랙홀 중국의 베이징 공항 확장 등 위협요소도 존재한다.

중앙정부는 물론이고 인천시와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여객 상승세를 견인하고 보다 많은 여객을 유치하기 위해 인프라 구축과 함께 항공노선 신규 창출과 비자면제 프로그램 도입이라는 정책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인하대 최정철 연구팀이 2017년말 현재 여객수 세계 30위권 공항을 분석한 결과 인천국제공항은 163개 노선에 불과했다. 대부분 국제노선으로 운영되는 아랍에미레이트 두바이공항(8365만명) 254개 노선, 자국 항공과 연계된 터키 이스탄불공항(6042만명) 290개 노선에 견줘 인천공항의 항공노선 확장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최정철 교수는 "문재인 대통령이 인천공항 인프라 확충 약속과 더불어 공항이 한 나라의 국력과 국제교류 수준을 보여주는 척도라고 강조했다는 점에서 대한민국의 개방성을 높여 국가경쟁력을 강화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며 "비자면제 프로그램과 항공노선 확충을 위해 중앙정부와 인천공항공사, 지방정부가 힘을 모아야 한다"고 밝혔다.

/김칭우 기자 chingw@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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