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설보다 돈 덜 들고 즉각 개선 효과
부천시의 심각한 주차난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런데도 특단의 주차난 해결을 위한 개선대책이 헛돌고 있다.

비싼땅을 매입해서 공영주차장 증설하자니 엄청난 예산이 소요돼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부천시에 등록된 차량 대수는 30만1745대, 확보된 주차면수는 28만7594면으로 전체 주차장 확보율은 95.4%지만, 지역별·시간대별 차량 편중이 심해 시민들이 체감하는 주차문제는 불편을 넘어 고통 수준이다.

부지를 새로 매입해 공영주차장을 만들려면 주차 면당 8000만~1억원이 들어 예산 부담이 크다.

그렇다고 예산타령으로 하세월할 때가 아니라 다른 묘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여론이 거세다.

도로교통공단 관계자 등 전문가들은 주차난 해소을 위해서 곳곳의 민간 유휴주차장을 활용, 주차난을 해소하고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주차장 공유사업'이 선제적 조치라고 입을 모은다.

'주차장 공유사업'은 각종 업무시설, 종교시설 등에 딸린 민간 주차장 가운데 야간이나 특정 요일에 이용률이 저조한 곳을 인근 주민을 위한 주차공간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주차장 소유자는 시의 지원으로 주차장 시설을 개선하거나 비어있는 주차 공간을 거주자 우선 주차장으로 활용해 수익을 얻을 수 있고, 시는 공영주차장 신설에 비해 적은 예산으로 적재적소에 주민 주차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부천원미경찰서 경비교통과 관계자는 "업무협약을 한 각종 업무시설, 종교시설 등에 방문자가 많은 일요일과 수요일 등 주중 정해진 요일 부설주차장을 제공한다면 주차난이 크게 해소될 것"이라고 말한다.

이와 함께 시에서는 주차장 노면 포장, 경계석 설치 등 시설개선 공사비용을 지원한다.

개인택시운전기사 문정욱(70)씨는 "학교 및 공공기관 부설주차장의 야간 개방뿐만 아니라, 주차장 공급비율이 가장 많은 공동주택 등 건축물 부설주차장을 시설 특성별로 주 야간, 주중 주말 시간대의 피크타임이 존재하고 있어 사용하지 않는 시간대의 주차면을 공유한다면 효율적인 주차공간 활용할 수 있도록 추진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수원시가 도내 처음으로 '주차장 공유사업'으로 기독교한국침례회 중앙교회(팔달구 매산로 108, 교동)와 교회 부설 주차장을 지역 주민을 위한 무료 주차공간으로 제공하기로 '공유주차장 업무협약'을 맺어 '주차장 공유사업'의 계기가 돼 확산될 전망이다.

/부천=강훈천 기자 hck1229@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