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발전연구원이 '인천철도 유휴부지를 활용한 원도심 재생모델'이라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이제는 용도가 폐기돼 유휴부지로 남아있는 옛 철도 주변 지역을 인천 도시재생의 자산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제안이다. 대한민국 철도 교통의 출발지인 인천에는 그만큼 폐선도 많다. 인천항 물동량의 배후 교통선 역할을 담당했던 축항선이나 부평 지역의 군용철도 등이 대표적이다. 과거 수인선의 종점이었던 수인시장 일대에는 아직도 철길들이 널브러져 있는 모습이다. 이들 철도들은 나름대로 그 시대의 소명을 다해 낸 인천의 역사 기념물들이다. 일제 강점기와 6·25 전쟁, 산업화의 숨가쁜 시대를 달려온 인천의 자취들이다. 그대로 방치하지 말고 도시재생의 자산으로 활용하자는 제안은 시의적절하다. 그러나 그 개발에는 인천의 역사를 담아내는 지혜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인천에는 수인선을 비롯해 도심을 가로지르는 철도시설 30㎞ 정도가 폐선돼 유휴부지로 남겨져 있다. 옛 수인선(남인천역~소래역)과 동양화학선(남인천역~동양화학), 축항선, 주인선(남부역~주안역), 북해안선(인천역~인천제철), 부평 군용철도(3보급단~부평역~3군지사) 등이다. 이들 부지는 그간 도시계획 차원의 중장기적 활용방향이 적용되지 못한 채 일부는 사업자에게 매각되거나 도로 등 타용도로 전환되여 연속적인 공공공간으로서의 활용가치가 점점 떨어지고 있다. 일부 유휴부지에는 쓰레기, 폐기물, 잡초 등이 무성하다. 원도심 쇠퇴화로 인근 지역은 노후됐고 상권도 침체돼 있다. 인천발전연구원은 이들 철도 유휴부지가 긴 선형으로 여러 행정구역을 넘나들고 있기 때문에 광역시 차원의 도시재생 마스터플랜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유휴부지의 활용유형을 정립하고 이와 연계된 다양한 재생사업을 발굴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른 도시들에서도 철도부지 활용 사례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광주의 푸른길 공원, 서울의 경의선 숲길 등이다. 그러나 획일적으로 공원이나 녹지대로 갈아 엎을 일만은 아닌 것 같다. 이들 폐선철도들의 역사적 기능과 가치를 살리는 도시재생이 필요하다. 우리가 하기에 따라서는 인천의 정체성과 지역 발전을 함께 살리는 사업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