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승철 한국지역복지봉사회 이사장
지구촌 축제인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이 전 세계인들의 하나로 된 뜨거운 열정 속에 17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금·은·동이라는 순위가 있는 경기를 치르는 과정에서 상대를 이기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은 현실을 뒤로 하고 동계올림픽 경기마다 다양한 휴먼드라마와 같은 미담 소식이 이번 평창 올림픽 내내 주위를 훈훈하게 했다.

1등이 아니면 2등, 그리고 순위 밖에 있는 선수들은 무관심한 요즘에 선수가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아름다운 모습들은 따뜻한 희망을 만들어 냈다. 특히 스피드스케이팅 500m 경기에서 금메달을 딴 일본의 '고다이라 나오' 선수가 환호하는 자국의 응원단을 향해 조용히 하라는 손짓으로 경쟁자 2등을 배려하는 모습은 그 어떤 경기에서도 찾아 볼 수 없었던 아름다운 명장면으로 기억된다.

그러나 아름다운 명장면을 연출한 '고다이라 나오' 선수의 존중과 배려는 스포츠 경기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우리 사회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 상대에 대한 배려가 점차 실종되어 가고 있다. 더구나 존중과 배려, 그리고 섬김의 기본 가치인 사회복지계에서마저도 긍정보다는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의 늪에 빠져 타인에 대한 무절제한 인신공격까지도 서슴지 않고 있어 상대방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는 안타까운 소식을 접하게 된다.

최근 경기도사회복지계에는 존중과 배려가 아닌 경기도의원의 일방적 의사결정으로 인해 갈등을 조장하고 있어 개탄스러움을 이루 다 말할 수 없다. 2010년 5월 경기도 내 사회복지사 등 종사자의 처우개선의 일환으로 경기도사회복지공제회가 설립되었다. 2014년 지방재정법 개정으로 인해 2016년부터 경기도사회복지공제회 운영비가 중단된 것이 문제로 되어 이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들을 모색하던 중 그 하나로 경기복지재단과의 통합으로 공제회 사업을 유지한다는 대안을 마련했다. 그러나 공제회 이해 당사자인 2만여명 회원들과 그 어떤 사전 의견 논의도 없이 보건복지위원회 일부 의원들의 일방적인 반대로 '경기도 사회복지사 등의 처우 및 지위향상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의 핵심인 '경기도사회복지공제회 설립 및 운영 지원조례'를 폐지하겠다는 조례안을 마련하였다. 최소한 이해 당사자인 공제회 회원들을 존중하고 배려한다면 사전 의견수렴 과정도 없이 몇몇 도의원이 일방적으로 공제회를 폐지할 수 있을까 싶다. 혹여 운영비 지원 예산 의결 권한을 갖고 있는 권력자로서 도의원 스스로 갑질을 하는 것이 아니라면, 지금이라도 도의회가 아닌 공제회 회원들과 소통하는 공론의 장에서 상호 논의할 수 있는 방안들을 마련해야 한다.

공제회 운영은 단순히 사회복지 종사자들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종사자들에게 안정적인 근무환경을 조성해 1300만 경기도민에게 보다 양질의 복지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경기도사회복지공제회 존립과 공제회의 안정적인 운영은 결국 도민에게 행복한 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초석이 되는 것임을 몇몇 경기도의원은 명심해야 할 것이다. 또한 사회복지계뿐만아니라 경기도 교육계에는 사람에 대한 가장 기본적인 존중마저도 묵살하는 이재정 교육감의 거짓공약과 일방통행 교육행정으로 몇 년째 수많은 학교사회복지사들을 자괴감에 빠지게 하였다. 이는 교육정책 전반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졌다.
실업, 가정해체, 자살 등 사회문제는 이차적으로 가정 내 아동학대와 학교 내 청소년들의 일탈 문제로 확산되고 있음을 그 누구도 부정하지 않는다. 이에 대응할 사회 안전망을 구축해 아동·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학교사회복지사 제도화를 위한 대안마련이 시급함에도 이러한 본질은 외면한 채 선거를 의식한 무상급식 등 이슈를 내세운 복지 포퓰리즘의 교육현실이 매우 안타까운 현실이다.
지금이라도 시급히 전문 인력의 정규직화와 학교사회복지사 제도화로 학교 교육의 중심에 있는 학생들, 특히 도움이 필요한 학생들을 방임하거나 더 이상 학교 밖으로 내몰지 말아야 할 것이다. 경기교육은 이제 독선과 불통이 아닌 사람에 대한 존중과 배려의 신뢰하는 교육행정으로 학생들에게 미래 희망의 끈을 이어 줘야 한다.

'인격은 곧 그 사람의 운명이다'라는 헤라크레이토스의 말처럼 이기적이고 자신밖에 모르는 사람은 딱 그 정도까지의 인생만이 존재한다. 자신의 이익을 앞세운다면 갈등과 폭력으로 변질될 수밖에 없다. 존중과 배려는 자신의 이익과 편견으로부터 자유로워져야 가능하다. 결국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할 때에 더불어 살아가는 행복한 사회, 희망이 있는 미래가 되며, 우리 사회의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행운의 열쇠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