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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완석의 공공디자인 이야기] 디자인이 범죄를 막아요

2018년 03월 09일 00:05 (금)
2006년부터 2008년까지 경기 서남부 일대에서 연쇄 살인사건이 발생한다. 일명 강호순 사건이다. 그리고 2012년 4월에는 오원춘 사건이 발생한다. 지금도 생생한 이 두 사건은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다. 그 결과 경기도는 2013년 전국 최초로 '경기도 범죄예방 환경디자인 조례'를 제정하기에 이른다.

흔히 셉테드(CPTED)라 불리는 범죄예방 환경디자인. 열악한 생활환경을 개선하여 범죄를 예방하자는 개념이다. 보통 셉테드를 말하면 자연 감시, 접근통제, 영역성 강화, 활용성 증대, 그리고 유지관리의 5원칙이 거론된다.

쉽게 말해 시야를 가리는 구조물은 제거하고, 접근 차단을 위한 시설물을 설치하며, 사적 영역의 경계를 명확히 해 자연 감시와 관련된 활동을 통해 우범화되지 않도록 관리하자는 것이다.

짧은 역사적 흐름을 보면 부천시가 2005년 최초로 셉테드 시범지역을 도입한 후 2012년 마포구 염리동에 적용한 '소금길 프로젝트'가 도화선이 되어 현재 전국 지자체로 퍼지고 있다.

경기도도 먼저 개발된 '취약지역 범죄예방을 위한 공공서비스디자인 매뉴얼'에 따라 2014년부터 11개 시군에서 사업을 완료했거나 현재 추진 중이다. 사업내용은 골목 사각지대 개선, 건축물 환경개선, 비상벨 및 방범용 CCTV 설치, 야간조명 개선, 공원 및 공터에 커뮤니티 공간을 조성하는 것이다.

사업 효과는 크다. 최근 완료된 4개 시군의 사업결과를 보면 만족도는 90%를 웃돌고, 실제 범죄 발생률도 사업 전보다 16.8%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 디자인이 범죄를 막을 수 있다는 논리는 시설이나 환경 개선만으로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주민의 참여 의지다. 집 앞에 꽃밭을 가꾸는 것만으로도 범죄는 충분히 예방될 수 있다. 관리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 줌으로써 범죄유발 심리를 감소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최근 문화체육관광부의 자료에 따르면 전국 245개 지방자치단체 중 범죄예방 관련 조례를 제정한 지자체의 수가 157개로 64%를 넘었다. 상위 법령이 없음에도 당장 일상에서 느끼는 문제를 다루는 조례라 파급 속도가 빠르다.

이제 제도적 기반이 마련된 만큼 주민의 자발적 참여 의지와 지자체의 적극적인 행정 지원이 필요할 때다. 범죄는 철저한 대비와 예방만이 최선의 길이기 때문이다.

/경기도 건축디자인과 공공디자인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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