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교에 쌓인 교육사료들
타 건물 들어서 '짐' 빼야
1만7000점 전시공간 물색
▲ 11일 인천 남동구 옛 만월초등학교에 위치한 인천교육사료보관소에서 직원들이 인천 교육에 관한 유물을 정리하고 있다. /양진수 기자 photosmith@incheonilbo.com
'1990년대 교련시간에 들던 소총, 20점 맞은 산수 시험지, 오래된 풍금, 30년간 모은 선생님 월급명세서, 칠판지우개 털이 … .'

인천 한 폐교에 쌓여있는 교육사료 1만7000점이 갈 곳을 찾고 있다. 교육박물관 건립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천시교육청은 옛 만월초 건물에 남겨둔 교육사료의 이전 준비를 하고 있다고 11일 밝혔다.

시교육청은 수년간 교육과 관련된 역사 자료를 수집해 2012년 만월초 4층에 상설 전시관을 운영했었다. 1980년대 성적표와 과학시간용 해골, 대형 주판 등 종류만 1만7000점에 이르렀다.
그러다 2015년 만월초가 다른 곳으로 옮겨 가면서 이 자료들만 빈 건물에 남게 됐다. 일반인에게 공개되던 전시관도 폐쇄됐다.

독립적인 교육박물관이 없는 인천은 이후 박물관 건립을 추진했으나 아직까지 결론을 내지 못했다. 창영초등학교가 인천 최초 공립학교인 점을 기념하며 이 곳에 설치하기로 검토했었으나 학부모들의 반대 등으로 무산되기도 했다.

이러는 사이 옛 만월초 자리에 안전체험관이 들어서기로 계획이 잡혀 짐을 빼야 할 상황이다. 올해 10월 전까지는 이전을 완료해야 하며 현재 사료들 포장 작업이 한창이다.

하지만 귀한 교육박물들을 어디로 옮길지는 아직도 결정된 바 없다.
유휴교실이 있는 학교 가운데 사료를 전시할 곳을 물색해야 하는데 관리 책임과 외부인 개방 등의 부담 때문에 선뜻 나서는 학교가 없다.

인천시교육청은 공간을 빌려주는 학교에 교육박물관 건립과 관련한 특전을 부여하는 등의 방식으로 학교들을 설득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인천 교육박물관 건립을 구체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다. 현재 서울과 대전, 제주, 충북, 대구 등에 교육박물관이 있다. 서울의 경우 연간 10만명의 관람객이 다녀간다.
시교육청은 박물관 건립비로 약 100억원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장지혜 기자 jjh@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