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시각으로 본 과거와 현재 공존하는 공간
▲ '자연에서 일어서다'에 전시된 '그 안 이야기'(정면에서 찍은 사진) /임태환 수습기자 imsens@incheonilbo.com

 

2018년, 경기도가 '경기(京畿)'라는 이름으로 불린지 천년을 맞아 과거와 현재가 만난 예술 전시가 열린다.
경기도박물관은 6월24일까지 천년을 맞은 경기도를 기념해 '천년 경기와 미디어의 만남, in 봄' 특별전을 연다.

이번 전시는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작품 곳곳에 미디어 작가가 새롭게 해석한 현대 작품이 스며들어 과거와 현재의 '공존'을 느낄 수 있다.

전시를 찾은 관객들은 '자연에서 일어서다', '함께 어우러지다', '미래를 꿈꾸다' 등 3가지 주제로 나뉜 특별전을 즐길 수 있다.

'자연에서 일어서다'는 비옥한 땅과 풍요로운 자연 덕에 뛰어난 문화유산을 이룩한 경기도 이야기가 담겨있다. 경기지역 지도만 추린 '천지명도', 조선 시대 백자 '매화 대나무가 그려진 청화백자' 등 과거 작품 뒤편엔 국민대학교 영상디자인학과가 만든 '그 안 이야기'가 자리잡고 있다. 이 작품은 아트보드로 만든 거대한 도자기 속에 조명과 모터를 넣어 방 전체가 도자기 무늬로 가득하다. 천천히 돌아가는 작품을 보며 도자기 무늬가 주는 특별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함께 어우러지다'는 "조선인은 책을 가장 좋아한다"는 옛말을 이해할 수 있는 공간이다. 장한종의 '책가도'는 책이 빼곡한 책장을 표현한 그림이다. 서강대학교 Art & Technology 학과는 책가도에 VR(가상현실)을 더한 'Retrospect & Prospect 책가도'를 만들어 과거의 책장을 현대적인 관점으로 볼 수 있도록 돕는다.

'미래를 꿈꾸다'는 경기도 미래 모습에 질문을 던진다. 이재형 작가는 '경기천년 역사와 미래'를 준비했다. 이는 경기 지역 사람들의 '집단 감성'을 표정으로 표현하고 있다. SNS로 실시간 들어오는 내용에 따라 화면에 나온 여성은 웃거나 찡그리며 표정이 변한다. 경기도에 사는 사람들이 긍정적인 내용을 보낼수록 웃는 표정의 '미래'를 볼 수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경기도박물관 박희주 관장은 "과거와 현대 예술이 공존하는 박물관은 쉽게 찾아볼 수 없다"며 "관객들이 같은 맥락을 가진 시대별 예술 작품을 이해하고 아끼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임태환 수습기자 imsens@incheonilbo.com



경기 역사 70년 … 과거로 전화를 걸다

"역사란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다."

영국의 역사학자 '에드워드 카'는 역사를 이렇게 표현했다. 이 말은 과거와 현재가 대화하는 소통 속에서 역사는 계속된다는 뜻으로 보인다.

여기 과거와 대화할 수 있는 공중전화가 있다. '경기도'라는 이름이 태어난 지 천년을 맞아, 경기도박물관과 미디어 작가 이재형은 과거와 소통할 수 있는 공중전화를 만들었다.
경기도박물관이 준비한 '천년 경기와 미디어의 만남, in 봄' 전시에 나온 작품, '경기 역사 70년-과거로 전화를 걸다'가 그 주인공이다.

전시회 개막을 하루 앞둔 17일, 경기도박물관 박희주 관장은 "이번 전시 중 이 작품이 가장 흥미롭다"며 "사람들이 줄 서서 기다릴 것 같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이 작품은 공중전화 박스에 들어가 번호를 선택하고 즐기는 체험형 작품이다. 관객들은 1948년부터 2018년까지 70년 동안 연도별 주요 사건을 간단하게 확인할 수 있다. 방법은 간단하다. 수화기를 들고 원하는 연도를 누른 뒤 (#) 버튼을 누르면 된다. 2,0,0,2,# 을 누르면 약 30초 동안 화면에 '2002 한일 월드컵' 영상이 나온다. '1959년 쥐를 잡자 캠페인', '2015년 메르스' 등 사람들은 간단하게 과거와 대화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경기도박물관 이지희 학예연구사는 "민감한 정치 내용은 빼고 해당 연도를 대표하는 일들로 자료를 모았다"며 "공중전화가 생소한 아이들에겐 색다른 즐거움을, 공중전화가 그리운 이에겐 추억을 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어린이들에겐 전화기가 너무 높아 불편할 수 있어 그에 따른 대책도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임태환 수습기자 imsens@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