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 조사·보상으로 지연 … 시, 롯데에 7월쯤 변경 협의 요청
인천 구월농산물도매시장을 옮기는 공사가 문화재 발굴조사와 보상 문제로 늦어지면서 인천시와 롯데 사이의 3000억원대 계약 변경이 불가피해졌다.

현재 농산물 시장부지를 약속한 시점에 비우지 못하게 된 상황에서, 시는 상황을 낙관적으로만 본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인천시는 롯데인천타운㈜에 7월쯤 매매계약 변경 협의를 하자고 요청한 상태라고 10일 밝혔다.

매매계약은 이미 시가 이행하기 어려운 상태에 놓였다. 시는 지난 2015년 2월 구월농산물시장 부지를 3060억원에 넘기는 계약을 맺었다. 롯데인천타운은 2019년 5월31일까지 농산물시장이 옮겨지면 소유권을 받고 잔금 1224억원을 치르기로 했다.

농산물시장이 들어설 남동구 남촌동에선 지난해 말 이전 건립 공사가 시작됐다.

예상 준공 시점은 2019년 9월이다. 구월동 현 부지를 비우고 4개월 동안 농산물시장이 갈 곳 없는 상태에 놓인 것이다. 계약 변경을 통해 소유권을 넘기는 시점을 늦추는 수밖에 없다.

이전 공사가 더욱 늦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남촌동 농산물시장 예정 부지에선 2~3세기 백제 생활 유적으로 추정되는 집터·토기 등이 나와 이달 초 정밀 발굴조사에 들어갔다. 이전 부지에 대한 보상도 아직 3건이 남아 마무리되지 않았다. 시는 특약을 통해 재협의하는 길을 열어놨기 때문에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태도를 보인다. 시 관계자는 "롯데 측도 내부 사정이 좋지 않고, 개발계획이 전혀 없어서 당장 부지를 비우라고는 하지 않을 것"이라며 "일단 부지를 팔았으니까 손해 볼 일도 없다"고 말했다.

시의 이런 태도는 상황을 낙관적으로만 보는 측면이 있다. 지난해 시는 긴급 계약을 통해 착공을 4개월 앞당겼다. "(2017년) 12월에 착공되면 소유권을 정한 기일 내에 넘겨줄 수 있어서 손해배상 청구 가능성이 없다"고도 밝혔다. 매매 대금의 40%에 이르는 잔금 1224억원은 받지 못한 상태다. 시 관계자는 "롯데 측에 재협의하자는 뜻을 계속 전하고 있다"며 "7월 안에 답변이 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