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진 사회부 기자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생각하는 입장에서 모처럼 애완견이 목줄을 벗어던지고 실컷 뛰어노는 모습을 보니 얼마나 좋을까. 계양경기장 유휴부지 한쪽에 15일 문을 연 '반려견 쉼터'에 가서 든 생각이다.

 인천에 첫 반려견 놀이터다. 화요일 낮이었는데도 30마리 넘는 반려견들은 쉼터를 종횡무진 누비고 있었다. 외부와 단절된 울타리 안에서 개들은 자신을 혐오하는 이웃이나 아랫집 눈치 보지 않고 뛰고, 짖고 있었다.

 5년째 키우는 푸들과 함께 왔다는 김정민(30·인천 부평구)씨는 "산책하러 나갔다가 반려견이 어떤 아저씨 발에 맞은 적도 있다"며 "인천에선 최초로 반려견 놀이터가 생긴다길래 반가워서 휴가 내고 왔다"고 말했다.

 반려견이 제 살붙이 같은 사람이 있는 반면 달갑지 않은 사람도 있다. 배설물이나 털, 때론 사람에게 달려드는 폭력성까지 싫은 이유도 여러 가지다. 반려견을 마주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계양구 반려견 쉼터는 외면만 할 수 있는 시설은 아니다.

 계양경기장이나 반려견 쉼터와 함께 조성된 '계양꽃마루' 등 주변엔 시민 편의시설이 다양하게 자리하고 있다.

 그동안 반려견으로 인한 민원은 반려견과 견주, 반려견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서로 맞닥뜨리며 발생해 왔다. 반려견 놀이터가 생긴 이 일대에서도 비슷한 불만들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었다.

 주부 권영선(45·인천 계양구)씨는 "계양경기장 옆에 대형 꽃밭인 계양꽃마루가 생겼다고 해서 왔더니 애완견들만 연신 보여 의아했는데 반려견 놀이터가 있더라"며 "사람 발길을 피해 부지 끝에 있다고는 해도 결국 서로 오가는 길에 보게 되니 반갑지는 않다"고 전했다.

 이번 계양구 반려견 쉼터를 시작으로 올해 인천에 적어도 반려견 놀이터가 3곳은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 인천시는 오는 가을을 목표로 남동구 인천대공원과 부평구 원적산공원 등 2곳에 반려견 놀이터를 추진하고 있다. 인천대공원, 원적산공원 역시 인천시민들이 자주 찾는 장소다.

 반려견 놀이터가 한 흐름이 된 상황에서 자치단체 꼼꼼한 운영, 반려견주 '펫티켓', 비애견인 이해 세 가지 요소 중 어느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게 됐다.

/김원진 사회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