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수1 선거구 3명 합의 눈길 … "갈등 줄이고 시간 활용"
6·13 지방선거 인천시의원 연수1(송도1·2·3동) 선거구 출마 후보들이 출·퇴근길 유세 명당을 돌아가며 사용하는 '신사협정'을 맺어 눈길을 끌고 있다.

이들은 자리싸움으로 주민에게 추태를 보이기보다 갈등을 피하고 정정당당히 경쟁하자는 차원에서 합의를 이뤘다고 설명했다.

17일 연수1 선거구에 출마한 각 후보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김희철(49)·자유한국당 정창일(67)·정의당 신길웅(44) 후보는 지난 11일 지역의 한 식당에서 본격적인 선거운동을 앞두고 점심을 함께 하며 연수구 원도심과 송도를 연결하는 송도국제교·컨벤시아교·아트센터교에서의 유세 방법에 대해 논의했다.

후보들은 논의 결과를 바탕으로 지난 13일 '2018년 6·13 지방선거 아침인사 순서표'를 만들어 각자 서명한 뒤, 14일부터 매일 다리를 옮겨가며 유세를 펼치고 있다.

후보들은 매일 오전 7~9시와 오후 6~8시 정해진 다리를 독점적으로 사용하기로 했다.

송도와 인천 내륙을 연결하는 다리 세 곳은 출·퇴근 시간 최고의 유세 장소로 꼽힌다. 송도 주민들이 차로 드나드는 길목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다리를 누가 차지하느냐를 두고 선거 때면 후보들이 갈등을 빚곤 했다.

후보들은 유권자에게 더 좋은 모습을 보이면서 불필요한 갈등을 줄이겠다고 입을 모은다.

민주당 김희철 후보는 "좋은 자리를 먼저 선점하려다 보면 서로 힘든 부분이 생길 수 있다"며 "그런 갈등도 피하고 질서를 지키면서 시간활용을 잘 하자는 측면에서 합의했다"고 말했다.

한국당 정창일 후보는 "민의를 대변하겠다고 나온 후보들이 자리싸움이나 하면 주민들이 보기 좋을 리가 없다. 송도국제도시의 품격에도 맞지 않다"며 "정정당당히 정책과 인물로 대결하자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정의당 신길웅 후보는 "교통량이 가장 많은 곳이다 보니 대선 때도 자리를 두고 다툼이 있었다"며 "요일에 따라 하루 이틀쯤 유리하거나 불리한 장소가 있는데 그 정도는 함께 양해하고 넘어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박진영 기자 erhist@incheonilbo.com